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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저널] 미국언론의 반중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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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저널] 미국언론의 반중시각

입력
1999.05.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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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유고 중국대사관 오폭에 항의하는 중국인의 분노가 미국에서 차가운 대접을 받고 있다. 미국의 주요 TV와 신문들은 베이징을 비롯, 중국 각지에서 일고 있는 반미 시위를 중요 뉴스로 취급하고 있다. 그러나 이를 중요하게 보는 시각의 이면은 매우 반중(反中)적이다.미국의 시각을 대표한다는 워싱턴포스트와 뉴욕타임즈의 10일자 신문을 살펴보자. 평소 다른 방향성을 보여온 두 신문이 중국의 반미시위를 분석해 놓은 기사는 아주 흡사하다. 우선 워싱턴포스트의 베이징(北京)발 기사는 반미시위가 「관제데모」라는 점부터 지적하고 있다.

베이징시 학생연합회 소속 간부들이 학생들을 동원, 정부가 제공한 버스에 나눠타고 질서정연하게 미국 대사관 근처에까지 도착한뒤 「무질서한 시위」에 돌입한다고 썼다.

이어 포스트지는 『내달 4일 천안문사태 10주기를 맞아 군중소요를 우려해온 베이징 당국이 마침 기회를 잡았다』며 「민주주의를 주장하는 것은 곧 미국을 두둔하는 일」이라는 식의 선동을 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뉴욕타임즈도 베이징발 기사에서 『중국 당국이 여론을 조작하고 있어 이번 사건에 대한 중국인의 실제 감정이 어떠한지는 불투명하다』고 밝혔다. 민족주의와 반미감정을 고의적으로 조장함으로써 장쩌민(江澤民) 국가주석등의 개방파를 위협하는 세력이 있다고 썼다.

이 신문은 『바로 작년에 클린턴 대통령을 「민주주의의 영웅」이라고 했던 대학생들이 이제는 「미제국주의 타도」를 외치고 있다』고 말하면서 「문화혁명」시절의 선동정치를 거론하기도 했다.

이런 기사들을 통해 이들이 유도하려는 결론은 「또다른 정치적 목적을 위해 대사관 폭격사건이 이용되고 있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미국적 합리주의라고 할 수도 있고, 시위사태를 관리하는 중국정부의 속내를 꿰뚫은 분석일 수도 있다.

그래도 남는 느낌은 섬뜩한 차가움이다. 오폭은 정당한 실수이고, 그래서 중국인들은 분노해서도 안된다는 것인가. 미국 언론의 반중적 편견이 애써 이를 외면하는 것은 아닌가라고 묻고 싶다.

/신재민특파원 jmnew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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