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메르 루주의 마지막 근거지에서 발견된 캄보디아 고대왕국 앙코르의 유물이 9일 회수됐다.캄보디아 정부군은 이날 태국 국경 부근 안롱 벵 지역으로부터 트럭 2대분의 이 유물들을 앙코르와트로 유명한 북부 시엠 레압 지역으로 옮기는 호송작전을 펼쳤다.
캄보디아에서 가장 험한 지형인데다 산적이 들끓는 80㎞ 거리의 여정이었기 때문에 정부군도 작전을 무사히 마치고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10~12세기 사암을 깎아 만든 조각·부조 등 61점을 군으로부터 넘겨받은 문화재관리국은 『우리의 민족혼을 대표하는 유물을 되찾아 정말 기쁘다』고 밝혔다.
이들 유물 대부분은 크메르 루주 잔당이 97년 정부군에 항복하기 전까지 장악하고 있던 산꼭대기의 절에서 발견됐다. 또 10여점은 올해 3월 체포된 크메르 루주 최후의 지도자 타 목의 집에서 찾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킬링필드의 도살자로 불리우는 타 목은 크메르 루주 지도자들중 유일하게 사면을 받지 못하고 재판에 회부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그동안 크메르 루주는 물론이고 부패한 정부군도 곳곳에서 유물을 약탈해 태국의 골동품 시장에 내다팔아 캄보디아의 문화유산은 심하게 훼손당해 왔다. 특히 고대 사찰의 장식 부조를 마구 뜯어내거나 조각의 머리 부분을 잘라내는 바람에 유물이 조각나 이산가족이 되는 경우가 많았다.
올해 1월에도 태국 국경경찰에게 사상 최대 규모인 117점의 유물이 압류돼 현재 캄보디아 정부와 반환교섭이 진행중이다.
75~79년 투올 슬렝 교도소의 책임자로서 1만 6,000여명을 고문·처형한 뒤 20년간 잠적했던 두크가 9일 체포되는 등 킬링필드의 상처는 아직도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신윤석기자 yssh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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