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둘째주 일요일. 공교롭게도 어머니날(The Mother's Day)이었다.경기전 LA다저스 박찬호는 어머니 정동순씨에게 홈 첫승을 선물로 바치겠노라고 다짐했다. 다저스타디움 하늘에 드리운「4·24참패」의 먹구름도 깨끗이 치워버리겠다는 개인적 의지이기도 했다.
그러나 그의 다짐은 하늘을 갈라놓은 홈런 3발에 무참히 무너져내렸다. 홈구장 하늘엔 아직 먹구름이 가시지 않았다.
박찬호는 10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서 벌어진 플로리다 말린스와의 홈경기에 선발등판, 7이닝동안 5피안타(홈런 3개포함) 3볼넷으로 4실점하고 4-4동점이던 8회, 페드로 보본에게 마운드를 넘겨 승패를 기록하지 못했다. 방어율은 4.91로 상승. 결국 다저스는 4-6으로 역전패했다.
박찬호는 이로써 올시즌 홈경기에 3차례 등판,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전의 참패를 비롯해 승리없이 1패만을 기록하는 부진을 보였다. 박찬호는 16일 오전 9시10분 카디널스와의 원정경기에 다시 선발등판한다.
5회까지 무실점으로 투구를 끝낸 박찬호에게는 두가지 가능성만이 내다 보였다. 그냥 승리냐 완봉승이냐.
박찬호는 1회 2사후 말린스의 3~5번 중심타선을 연속 볼넷으로 내보내 만루위기를 맞은 것 외에는 5회까지 단 1개의 안타만을 내주는 완벽에 가까운 피칭을 선보였다.
그때까지의 투구수는 76개. 내셔널리그 최약체팀 말린스가 박찬호의 시즌 4승은 물론 메이저리그 진출후 첫 완봉승의 제물이 되어줄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4-0으로 앞서던 6회, 선두타자 곤잘레스를 유격수앞 내야안타로 내보낸 뒤 후속타자인 클리프 플로이드에게 중월 투런포를 통타당해 완봉의 꿈을 접어야했다.
급기야 7회. 토드 던우디에게 다시 우월 솔로포를 얻어맞아 4-3으로 뒷꼭지까지 추격을 허용한 뒤 1사후 대타 윌슨에게마저 동점 솔로홈런을 통타당했다. 4승의 꿈마저 접히는 순간이었다. 다저스는 이후 구원투수들의 난조에 실책까지 겹쳐 역전패했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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