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을 먹기위해 온 식구가 골프에 매달려야 했던 불우한 가정출신인 카를로스 프랑코(33·파라과이)가 드디어 큰 일을 저질렀다.미 PGA투어 1년차인 프랑코가 99컴팩클래식을 석권, 그의 가족을 가난에서 구해냄은 물론 조국 파라과이에 더할수 없이 크나큰 영광을 안겼다.
10일(한국시간) 미국 뉴올리언스의 잉글리시 턴GC(파72)에서 벌어진 대회 최종 4라운드서 프랑코는 6언더파 66타를 마크, 합계 19언더파 269타의 기록으로 우승했다.
269타는 브래드 팩슨이 97년 세웠던 코스레코드를 3타나 경신한 기록. 또 파라과이 출신으로는 첫번째이며 남미출신으론 호베르토 데 비첸조(아르헨티나)에 이어 두번째 PGA투어 우승자가 됐다.
그러나 무엇보다 우승상금 46만8,000달러가 그 어느때보다 귀하게 쓰여지게 됐다.
프랑코는 골프장이라곤 3개뿐인 남미 파라과이의 한 골프장에서 그린키퍼(잔디관리인) 겸 캐디였던 아버지의 9자녀중 한명으로 태어났다. 단칸방에서 8식구와 살던 프랑코는 어린시절 아버지가 일하는 골프장 연못에 빠진 볼을 꺼내 팔아 용돈을 벌곤했다. 그리고 맨발로 골프장을 뛰놀다 8살때 자연스럽게 클럽을 잡았다.
현재 파라과이에 프로 골퍼는 모두 28명뿐. 그중 프랑코의 형제 4명과 여동생 1명을 빼면 22명에 불과할 정도로 골프의 불모지이다. 이런 열악한 환경속에서 프랑코는 골프만이 가족을 가난에서 구해 낼수 있다고 믿고 86년 프로무대에 뛰어들었다.
그리고 남미와 일본 아시아 등 주로 마이너 투어를 돌며 통산 30승을 올렸다. 그러나 미 PGA투어 진출에는 번번이 실패하다 지난해 어렵사리 프로테스트를 통과했다. 지금까지 99혼다클래식 3위와 지난달 99마스터스 공동6위가 최고성적이다.
프랑코는 『오늘은 생애 최고의 날이다. 아마 조국으로 돌아가면 큰 환영 퍼레이드가 나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며 감격해 했다.
하지만 그는 『무엇보다 이제 가족들이 단칸방 통나무집에서 벗어날 수 있게돼 기쁘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송영웅기자 hero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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