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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봉비평문학상] 심사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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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봉비평문학상] 심사평

입력
1999.05.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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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위원회는 첫번째 모임(4월 13일)에서 지난 1년간 간행된 평론집 가운데 가장 뛰어난 비평적 성취를 가려낸다는 원칙을 확인하면서 집중적 검토의 대상으로 5권의 평론집을 선정했다. 4월 28일 다시 회동한 위원회는 자유토론을 통해 김화영의 「소설의 꽃과 뿌리」를 제10회 팔봉비평문학상 수상작으로 삼는 데 쉽게 합의했다.김화영 비평의 미덕은 우선 작가와 작품을 존중하는 섬세한 마음씨에 있다. 사실 이는 비평가의 제일 덕목으로 새삼 강조할 필요도 없는 너무나 당연한 것이다. 그런데 최근 비평에서는 기이하게도 이러한 마음씨가 실종된 경우를 자주 목격하게 된다. 그 대신 어설픈 이론으로 작품을 우격다짐으로 재단하거나, 평범한 교훈적 요소들로 작품을 분해 조립하는 경향이 만연하곤 했던 것이다. 이런 풍토에서 꼼꼼한 읽기를 통해 작품 안으로 들어갈 비밀의 열쇠를 창안하여 마침내 작품의 순결을 온전히 담아내는 그의 심미적 산문은 그 자체로 또 하나의 문학이다.

그런데 작품 안으로 들어갈 줄 아는 그의 비평적 능력이 단지 섬세한 마음씨에만 기초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작품 안에서 섬세해질 수 있는 마음씨가 풍부한 학적(學的) 온축에서 말미암고 있다는 것이야말로 주목되어야 한다. 작품 안의 풍경 여기저기에 숨어있는 비밀의 상형문자들을 그에 알맞은 이론적 통찰들에 의지하여 솜씨좋게 해독함으로써, 작가조차도 의식하지 못한 작품의 오묘한 구석을 밝히는 대목들에서 그의 비평적 안목은 빛난다. 물론 아쉬운 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의 비평에는 해석만 있고 평가가 거의 결핍이다. 우리는 「불신의 자발적 정지」를 통해 작품 안으로 들어가지만 비평은 궁극적으로 작품 바깥에서 작품의 숲 전체를 조망한다. 평가는 비평의 유보할 수 없는 고역(苦役)이다. 그럼에도 문(文)과 학(學)의 적절한 균형을 통해서 비평을 하나의 섬세한 문학으로 추구할 줄 아는 김화영 비평의 미덕을 높이 평가하여 수상작으로 만장일치 추천하였다. /심사위원= 유종호 김병익 김치수 최원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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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봉비평문학상] 역대 수상자.수상작

▲1회: 김현 「분석과 해석」 ▲2회: 김윤식 「작가와 내면풍경」 「우리 소설을 위한 변명」 ▲3회: 김치수 「공감의 비평을 위하여」 ▲4회: 김우창 「심미적 이성의 탐구」 ▲5회: 김병익 「숨은 진실과 문학」 ▲6회: 김주연 「사랑과 권력」 ▲7회: 염무웅 「혼돈의 시대에 구상하는 문학의 논리」 ▲8회 : 구중서 「문학과 현대사상」 ▲9회: 최원식 「생산적 대화를 위하여」 ▲10회: 김화영 「소설의 꽃과 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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