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타깃은 하나다』산업계에도 「쌍끌이」가 뜨고 있다. 재벌기업간 대규모 사업 맞교환(빅딜)을 축으로 한 구조조정이 본궤도에 오르면서 통신, 자동차, 가전등 주요 업종의 대결구도가 다자간에서 양자간 과점체제로 발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과점체제가 어떤 방향으로 경제전반에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미지수. 정부와 재계는 그 판도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통신에서 제지까지 쌍끌이 체제 쌍끌이 바람은 통신업계에도 미치고 있다. 현재의 유선통신 시장은 사실상 한국통신의 독점체제. 데이콤(시외·국제전화)과 하나로통신(시내전화)이 도전장을 냈지만 사실상 「헤비급 대 플라이급」의 싸움이었다.
그러나 LG가 데이콤 인수를 사실상 확정함에 따라 사정이 달라졌다. 연 10조원 규모의 유선통신시장은 LG와 한국통신의 맞대결장으로 변모하게 됐다.
한국통신이 통신시장에서 넘보기 힘든 기반을 구축하고는 있지만, LG는 재벌고유의 영업력과 자금을 통신부문에 쏟아 붓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어 한국통신의 수성(守城)이 쉽지않을 전망이다.
자동차와 반도체 부문에서는 이미 쌍끌이 과점체제가 막을 올리고 있다. 자동차는 현대가 기아를 인수한 데 이어 대우의 삼성자동차 인수가 초읽기에 들어가 현대와 대우의 피할 수 없는 한판 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반도체 부문에서도 LG 인수에 성공한 현대와 삼성이 세계시장을 놓고 자존심싸움에 돌입했다. 구조조정의 여파는 가전과 정유는 물론 제지시장에서도 국내업체(한라+세풍)와 외국합작사(Papco)간의 양자대결구도로 판이 짜이고 있다.
과점체제의 득실은 지켜봐야 쌍끌이 과점체제를 바라보는 정부와 재계의 시각은 일단 긍정적이다. 난립한 업체들이 과당경쟁을 벌이기 보다는 2사 체제로 공동대응해야만 시장개방을 타고 몰려오는 일본 미국등의 외국산 제품에 효과적으로 대항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전경련 이용환(李龍煥)상무는 『6월이면 대형TV와 전기밥솥까지 개방되는 데 국내 업체끼리 과당 경쟁이 지속되면 소비자들까지 피해를 입는다』며 『재계에서는 2사체제 우월론이 대세』라고 밝혔다.
또 과점체제로 기업들의 지나친 경제력집중이 견제되면서 효과적인 투자가 가능해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일고 있다.
그러나 과점체제는 경쟁업체가 밀약(密約)만 맺으면 시장을 「생산자시장(Seller’s Market)」으로 만들 수 있어 득실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도 많다.
/김동영기자 dy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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