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연합은 산림청이 97년 착수, 2001년 완공 예정으로 강원 정선군 가리왕산(높이 1,561m)정상부에 야생동물 증식장을 조성하면서 야생동물의 이동을 방해하는 등 오히려 생태계를 파괴하고 있다고 지적, 감사원에 사업중지명령을 내리고 즉각적인 실태조사에 나설 것을 요청했다.녹색연합은 산림청이 야생동물증식장을 조성한다며 가리왕산 900∼1,000m 높이 지점에 길이 20㎞의 철조망과 총연장 40㎞의 비포장길을 개설, 야생동물의 이동을 막고 이들의 서식처를 파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녹색연합은 특히 『50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되는 증식장 조성이 동물의 서식 실태와 생태 현황에 대한 사전 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채 시작됐다』며 『산림청이 야생동물의 낙원인 가리왕산에서 사전 조사조차 하지 않은 채 사업을 시작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산림청이 증식장을 조성하면서 산악자전거 노르딕스키훈련장 등 산악레포츠를 즐길 수 있는 시설을 함께 갖추기로 함으로써 야생동물증식장 조성 사업의 진의를 의심케 한다고 녹색연합은 지적했다.
녹색연합은 공사 과정에서 발생한 각종 건설폐기물이 현장에 방치돼 있고 기름통이 숲속에 버려져 있는가 하면 이미 설치한 철조망에 새가 걸려 죽는 등 벌써부터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산림청은 『증식장은 가리왕산 자연휴양림내에 있는 지역으로 휴양림 탐방객들에게 산양 고라니 노루 멧돼지 등 우리의 야생동물을 보여주자는 취지에서 조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철조망 중간 중간에 통로를 설치, 야생동물들이 이동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전 생태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것과 관련해서는 『기초 조사는 이미 돼 있으며 올 11월까지 정밀조사를 마치겠다』고 해명했다.
박광희기자 kh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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