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와 오늘, 그리고 나와 너의 세계가 다르다. 세상은 빠르게 변한다. 그래서 어제의 모습과 내일의 전망을 알 필요가 있다. 보다 풍요롭고 폭 넓은 삶을 원한다면.EBS의 「세상보기」 (월~금 오후 7시20분)는 바로 「많이 알면 많이 볼 수 있다」는 평범한 이치를 일깨워 주는 프로.
우리 방송 환경에서 아무도 시도하지 않았던 과감한 형식을 취했다. 가족 시청 시간대에 각계 전문가들이 나와 심도있는 지식을 전달해 주는 강의식 방송이다. 그것도 40분씩이나 내 보낸다. 다른 방송사들이 이 시간대에 시청자 눈길을 끌기 위해 천편일률적으로 오락·쇼 프로그램을 배치한 것과 사뭇 다르다.
좀처럼 TV에서 만날 수 없는 전문가들이 나와 전해주는 정보와 지식은 겉핥기 식이 아니다. 지난 달에 이어 이 달에도 매주 월요일 시청자와 만나는 간송미술관 최완수 학예실장은 제작진의 몇개월에 걸친 설득 끝에 출연했다. 최실장의 「우리 문화보기」 강의 중 한국 불상과 조선시대 회화는 듣기만 해도 상당한 지식을 축적할 수 있을 정도로 심도있다. 쉽게 풀어 강의하므로 어렵지도 않다. 4회 예정으로 이 달 들어 화요일마다 만나는 서울대 법대 안경환 교수의 「법과 문학」 강의는 서로 관련이 없는 두 분야가 어떻게 연관성이 있는지를 설명해 준다.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출연과 단발성에 그치지 않은 주제 전달방식도 돋보인다. 시청자들이 상세히 알아야 할 주제는 1회성으로 그치지 않고 4~8회까지 내 보낸다. 지난 해 8월 31일 시작된 이후 강사진은 동양철학자 정현우, 건축가 이일훈, 작곡가 박범훈, 연출가 이윤택, 경제비평가 정운영 등 각 분야에 망라돼 있다. 이 달에는 소비자문제 전문가 송보경 서울여대 교수, 미술비평가 이주현, 영화제작자 심형래, 방송인 이계진, 가수 김수철씨 등이 시청자를 만나고 있다.
개선돼야 할 문제점도 있다. 진지함과 전문성에 강조를 둬 단순한 강의식으로만 진행하다 보니 프로가 전반적으로 지루하고 딱딱하다. 또한 일방적인 전달이다. 방청객이나 시청자가 강의가 끝난 뒤 궁금한 점을 질의할 수도 없다. 아무리 좋은 방송도 보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배국남기자 knbae@hk.co.kr
(C) COPYRIGHT 1999 THE
HANKOOKILBO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