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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경평축구대회' 이젠 물건너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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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경평축구대회' 이젠 물건너갔나

입력
1999.05.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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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평축구대회」가 과연 열릴 수 있을까.최근 민주노총과 북한 조선직업총동맹이 8월10일 평양에서 「남북 노동자 축구대회」를 열기로 합의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지난해 서울시가 제안한 경평축구 성사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고건시장은 지난해 11월6일 서울월드컵경기장 기공식에서 양만길 평양시인민위원장에게 경평축구를 부활할 것을 공식제안했다. 올 10월28일 서울시민의 날 서울에서, 2000년 평양시가 정한 날 평양에서 각각 교환경기를 치른 뒤 2001년에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완공 기념 첫 시범경기를 갖자는 것.

그러나 6개월이 지나도록 평양측은 아무런 응답을 하지 않고 있다. 서울시는 당초 평양시가 바로 거부 의사를 밝히지 않은 점을 「긍정검토」 시사로 해석, 기대에 부풀었으나 평양측이 계속 묵묵부답으로 일관해 애를 태워왔다.

현재 서울시로서는 평양측의 반응을 마냥 기다리는 것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 지난해 4월 비료회담 이후 남북 당국자간 대화가 사실상 단절돼 공식 접촉의 길이 막혀있는데다, 민간 에이전트를 활용할 수도 없는 처지다. 더구나 내심 기대를 걸었던,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회장의 남북 체육교류 추진도 지지부진한 실정이다.

이런 마당에 민주노총이 평양을 직접 방문, 남북 노동자 축구대회 개최를 성사시키고 구체적 일정까지 발표하자 서울시에서는 『경평축구는 이제 물 건너간 것 아니냐』는 회의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이번 합의가 사실상 서울시의 제안에 대한 간접적인 거부의사 표시라는 해석까지 나오고 있다. 노동자 축구대회나 경평축구는 개최 주체만 다를 뿐 평양과 서울을 오가며 경기를 치르고, 정치색을 배제한 체육교류라는 점 등 별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서울시의 공식입장은 첫 대회일정으로 제안한 10월까지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보겠다는 것이다. 시 관계자는 『남북관계는 변수가 많고 분위기가 중요한 만큼 쉽게 속단해서는 안된다』면서 『설사 올해안에 성사되지 않더라도 2002년 월드컵 개최전까지 꾸준히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희정기자 ja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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