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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만대장경] 도자기판에 재현 16만대장경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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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만대장경] 도자기판에 재현 16만대장경 나온다

입력
1999.05.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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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국불교의 정수인 해인사 팔만대장경을 도자기판에 재현하는 「16만도판대장경(十六萬陶版大藏經)」제작사업이 경남 양산 통도사 서운암(瑞雲庵) 주지 성파(性坡)스님에 의해 9년째 진행되고 있다.민족의 염원인 통일을 기원하는 뜻에서 91년 6월 이 사업에 착수한 성파스님은 현재 전체 도판 16만3,056장중 90%가량인 14만여장을 제작했다.

경남도와 양산시 및 불자들의 지원등 총사업비 57억원에다 제작기간도 10년이나 걸리는 이 사업은 합천 해인사에 보관중인 국보 제32호 목판 팔만대장경을 도자기판에 원형 그대로 복원시키는 작업으로 도판(陶版)의 특성상 양면 복사가 되지 않아 분량이 목판의 배가 되는 대역사다.

이 대장경은 현존 목판 대장경과 비슷한 크기인 가로 54㎝, 세로 33㎝, 두께 1.3㎝의 도자기판을 만든 뒤 여기에 대장경을 복사, 스크린 인쇄해 이를 다시 가마에서 구워내는 작업을 반복하는 방식으로 제작된다.

도판 제작에는 경남 산청지방에서 나오는 점토와 하동지방의 고령토가 원료로 사용된다.

불사에 착수한지 4년만에 암자 옆에 만든 300여평의 작업장에서 초벌구이 점화식을 가진 성파스님은 자원봉사에 나선 불자들과 함께 연일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이 대장경은 내년 가을께 석존(釋尊)의 설법을 담은 경전 644자가 각각 한면에 수록된 16만여장의 백색 도판으로 아름다운 자태를 드러낼 예정이다.

이 불사가 완성되면 불교경전사나 문화사적으로도 하나의 큰 획을 그을 것으로 기대된다. 세계 종교경전사에 나뭇잎 종이 나무 돌 등을 소재로 한 경전은 있었으나 이런 엄청난 분량의 경전이 도판에 새겨진 전례는 없기 때문이다.

성파스님은 『불력으로 외적을 물리치기 위해 조성한 팔만대장경처럼 조국통일을 불심으로 승화 발원시키기 위해 대장경 도자화사업에 착수했다』며 『도자대장경이 완성되면 불지종찰(佛之宗刹), 국지대찰(國之大刹)인 통도사가 「불·법·승(佛·法·僧)」 삼보(三寶)를 두루 갖춘 사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여년전부터 도자기 제작에 심취해온 성파스님은 그동안 여러 차례 전시회를 가졌으며 근년에는 무명 삼베 등에 전통염색 방법을 사용, 200여가지의 옛 빛깔을 재현해 내기도 하는등 다방면에서 일가를 이루고 있다.

/부산=목상균기자 sgm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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