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대사관 오폭사건의 원인 규명에 나선 나토 지휘부는 9일 미 중앙정보국(CIA)의 실수 가능성을 제기했다.나토의 당초 공습목표는 유고연방의 군수사령부. 출격한 전폭기는 미 공군의 B2스텔스기, 무기는 인공위성 유도 미사일로 일단 좌표가 입력되면 조종사가 실수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공습에 참가한 조종사나 나토 지휘부는 즉각 전폭기에 입력된 타깃을 한치의 오차도 없이 정확히 때렸다고 발표했다. 케네스 베이컨 미 국방부 대변인도 『이처럼 말끔한 공격은 없었다』며 『세계 최고의 조종사임이 분명하다』고 추켜세웠다. 「오폭이 아닌 정밀폭격」이었다는 것.
결국 나토는 목표물 선정단계에서 잘못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타깃의 좌표를 제공한 CIA측이 베오그라드시의 옛날 지도를 토대로 좌표를 찍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CNN방송도 CIA가 현 중국 대사관 자리를 군수사령부로 표시한 낡은 지도를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공습목표인 군수사령부와 실제 폭격을 당한 중국 대사관을 실제로 구별하기가 쉽지 않다. 중국 대사관은 대리석 건물이고 사령부도 흰색건물로 외관이 유사하고 서로 멀리 떨어져 있지도 않다.
나토측은 그러나 이날 민간인 희생자를 낸 F16기의 니스 지역 폭격은 조종사가 실수로 발사버튼을 너무 일찍 눌렀을 가능성이 있지만 중국 대사관은 경우가 다르다고 주장했다. 지금까지 5,000여회의 폭격에 1만5,000여개의 미사일이 사용됐지만 위성유도 미사일의 오폭은 한 건도 없었다는 반박이다.
김정곤기자 kimj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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