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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난민 건강실태] 77%가 전염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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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난민 건강실태] 77%가 전염병

입력
1999.05.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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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북한에서 중국으로 탈출한 난민들의 77%가 장티푸스와 간염 결핵 콜레라 등 각종 전염성 질병에 시달릴 만큼 북한의 의료시설 및 의약품 부족이 심각한 것으로 우리나라와 미국 의료진의 공동연구조사결과 밝혀졌다.연세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서일(徐一)교수와 아주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이윤환(李允煥)교수, 미 존스홉킨스대 보건대학원 이명근(李命根)박사팀은 지난해 8~12월 중국으로 탈출한 북한 난민 644명을 직접 면접조사해 7일 발표한 「북한난민의 건강실태」보고서에서 『북한 난민의 54%가 자신의 건강이 나쁘다고 답했으며 최근에 북한을 탈출한 경우 질병을 앓고 있는 난민이 전체의 77%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교수는 『전염성 질병인 장티푸스와 간염 결핵 및 콜레라의 유병률이 특히 높았으며 대부분의 난민이 2~3가지 질병을 한꺼번에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조사대상 난민이 지난 1년간 앓은 질병의 유형을 보면 위장병(45%) 장티푸스(25%) 심장병(25%) 간염(21%) 결핵(9%) 콜레라(8%) 고혈압(7%) 당뇨병(7%) 순이었다. 난민들이 현재 호소하는 증상을 조사해본 결과 소화불량 및 복통(48%), 설사(33%) 등 전반적으로 소화기계통의 증상이 많았다.

난민 중 지난 1년간 북한내에서 병원을 이용하거나 치료를 받은 경험이 있는 사람은 전체의 44%를 차지했으며 이중 97%가 의약품 부족과 치료비 부족 등 의료이용에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내 의료 문제점에 대해 난민의 80%에 가까운 162명이 『병원에 붕대 소독수가 없어 소금을 이용할 정도』로 치료용 약과 주사가 없어 애를 먹고 있다고 답했다. 상당수 응답자는 『수술을 받은 후 약이 없어 염증으로 고생하다 생명이 위급한 적이 있었다』고 했으며 『장티푸스를 앓았는데 약품이 없어 죽다 살았다』고 말한 난민도 있었다.

돈이 없어 치료를 받다 중단된 경험이 있는 응답자도 66명(32.4%)이 됐다. 시설 환경측면에서는 『전기가 없어 밤에 수술 및 치료받기가 어렵다』거나 『환자가 너무 많아 침대가 모자라 땅에서 치료를 받거나 침구류가 없어 자체 준비하거나 배가 고프다』고 토로한 난민이 26명(12.7%)나 됐다.

연구진은 『난민의 건강이 이정도로 심각한 상태인 것으로 볼 때 북한 주민의 건강이 매우 악화되어 있는 상태인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보다 광범위하고 체계적인 건강조사와 의료지원 체계가 시급히 구축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호섭기자 dre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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