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BS드라마 '토마토' 박원숙 vs 김자옥 -SBS 수·목드라마 「토마토」의 성사장 박원숙(50)과 나사장 김자옥(48)은 「톰과 제리」의 관계다. 대학동창에다 구두업계의 숙명의 라이벌로 서로 티격태격하느라 정신이 없다.
서로 후계자를 내세워 대리전까지 치른다. 박원숙은 혜성제화 디자이너 이한이(김희선)를 점찍었고, 김자옥은 자신의 딸이자 테라의 디자인실장인 세라(김지영)를 밀고 있다.
6일 6회 방영분까지 이들의 승부는 무승부. 초반에는 굼떠보이는 성사장이 일방적으로 당했다. 골프장에서 우연히 만난 나사장이 『잔디밭에 있는 거라고 다 잔디가 아니야. 잡초들은 이렇게 뿌리부터가 다르지』라며 성사장의 출신 성분을 걸고 넘어지는 식이다(박원숙은 평사원 출신으로 사장 자리에 올랐고, 김자옥은 사별한 남편의 사업을 물려받았다).
하지만 5, 6회에는 성사장이 연타를 날렸다. 『너 바지는 아직도 아동복 입는다며?』로 나사장의 작은 키를 꼬집은 데 이어, 유명 첼리스트의 구두 협찬을 둘러싸고 치러진 「이한이 대 세라」의 대리전에서도 이겼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원숙한 두 연기자의 연기대결이 재미있다.
『자옥이는 친정 여동생 같아요. 서로 바쁜 탓에 많은 얘기는 못나눴지만 재미있게 연기하고 있어요』 『촬영 틈틈이 언니랑 이야기꽃을 피워요. 연기하다가도 언니 표정만 보면 웃게 되고 그래서 NG도 많이 나는 편이죠』
친자매처럼 보이는 두 사람은 아니나 다를까, 70년 MBC 공채탤런트 2기 동기생. 74년 MBC 드라마 「수선화」에서도 박원숙은 서글서글한 올드미스로, 김자옥은 깐깐한 간호사로 호흡을 맞췄다. 이후 같이 연기하기는 이번 「토마토」가 처음.
『예전에는 김자옥이 애기같았는데 이제는 벌써 늙어보이네요. 앞으로 행복하게 살기를 바래요』 『언니를 보면 햇병아리 연기자 시절이 떠올라 그때 감정이 그대로 살아나요.
연륜 때문인지 편하게 대해주는 것도 참 좋네요』 「미스터Q」를 그대로 베낀 것 같은 이 드라마를 그래도 독립작품으로 만들어주는 것은 바로 이들의 끈끈한 선후배의 정, 눈부신 조역 때문이 아닐까?
/김관명기자 kimkwm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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