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만화잡지 「오즈」의 열기가 뜨겁다. 올해 1월 창간호를 5,000부 발행하는데 그쳤던 이 잡지가 불과 4개월만에 5호 발행부수 5만부를 기록했다. 1일 교보·영풍문고에 나온 5호는 이미 매진. 요즘 만화를 좋아하는 웬만한 청소년·대학생 사이에서는 「오즈」구하기가 하늘에 별따기다.초창기 서울에 사는 만화 마니아를 대상으로 했던 이 잡지가 이처럼 성공한 이유는 무엇일까? 「오즈」는 유명작가 작품 위주로 채워지는 기존 만화잡지와는 달리, 신인과 아마추어 작가의 작품으로 승부를 건다. 14편의 작품이 실린 5호의 경우 강경옥을 제외한 김한조 김기범 손재수 양세호 등 대부분의 작가가 신인 또는 아마추어다. 아예 「독자만화」코너를 마련, 한달에 20여편씩 쇄도하는 독자들의 작품을 선별해 24쪽에 걸쳐 싣는다. 자신의 작품을 선보일 창구가 없었던 이들에게 숨통을 터 준 유일한 매체인 셈.
이러다보니 판타지, 댄스, 학원액션 등 일본만화의 주류를 따라잡기에 급급했던 기존 만화잡지와 확실히 달라보인다. 성교육, CF 패러디, 직장내 흡연문제, 난지도의 척박한 삶 등 소재부터가 다양하고 기발하다. 100% 맥킨토시 작업으로 이뤄지는 깔끔한 편집도 눈에 띈다.
「오즈」는 또한 만화보다 글이 많은 잡지다. 전체 200여쪽중 70% 이상이 글이다. 「판타지에 관해 알고 싶은 두세가지 것들」 「애니메이션 수병위인풍첩 분석」 「김혜린론」등 자세하고 풍부한 만화·애니메이션 관련 글들이 빼곡히 실려있다. 『「오즈」가 만화에 대한 의사소통의 장, 논쟁과 비판의 장이 되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만화보다 글이 많아야 한다』는 게 발행인 겸 편집인 남선경(27·여)씨의 생각. 「오즈」는 연말께 잡지에 실린 작품들을 단행본으로도 출간할 계획이다. 김관명기자 kimkwm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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