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제조업체들은 1,000원 어치의 물건을 팔아 18원을 손해본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손실 폭은 한국은행이 통계를 내기 시작한 지난 62년 이후 최대규모다. 제조업체의 부채비율은 97년말 396%에서 지난해 말 303%로 떨어졌으나 자산재평가분을 빼면 부채비율이 전혀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한국은행이 7일 발표한 「98년 기업경영분석」에 따르면 제조업의 매출액 증가율은 0.7%에 불과, 97년의 11.0%에 크게 못미쳤다. 이는 수출이 29.6% 늘어났지만 국내경기 침체로 내수가 14.9% 감소한 데 따른 것이다.
제조업의 수익성도 급격히 악화하고 매출액 경상이익률이 97년의 마이너스 0.3%에서 마이너스 1.8%로 적자 폭이 커졌다. 수익성 악화는 매출정체와 원가상승으로 영업실적이 나빠진 데다 신용경색에 따른 금융비용 상승으로 영업외수지 적자도 계속됐기 때문이다.
영업수지의 경우 인건비 부담은 매출액 대비 11.4%에서 9.8%로 줄었으나 환율상승과 자산재평가로 인해 재료비와 감가상각비, 대손상각비 등이 늘어 영업이익률이 전년말의 8.3%에서 6.1%로 떨어졌다.
한편 경상이익 적자업체의 비중은 97년말 27.2%에서 지난해말 29.0%로 늘어난 반면 경상이익률이 10%를 넘는 업체는 5.9%에서 8.7%로 상승, 수익성 측면에서 양극화 현상을 나타냈다. 제조업의 부채비율은 97년말 396.3%에서 지난해말 303.0%로 낮아졌으나 자산재평가분 37조원을 빼고난 부채비율 감축효과는 3%포인트에 불과, 차입금 상환과 자기자본 확충 등 실질적인 재무구조개선 노력은 미흡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 정정호(鄭政鎬) 경제통계국장은 『우리나라 제조업의 금융비용부담률은 9%로 일본(0.9%)과 대만(2.2%)에 비해 크게 높아 국제시장에서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조철환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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