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급증하고 있는 자동변속차량 급발진 사고의 원인이 과연 법정에서 밝혀질 것인가.탤런트 김수미씨 등 3명은 급발진사고 피해자로선 처음으로 6일 차량제조사인 BMW사와 국내판매사인 코오롱상사를 상대로 모두 16여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서울지법에 냈다. 소송당사자는 김씨와 코미디언 이경실씨, 모의류회사로 소송가액은 각각 10억8,000만원, 1억190만원, 4억1,000만원이다.
김씨 등의 변호인 하종선(河鍾瑄)변호사는 소장에서 『BMW측이 급발진에 대해 적절한 경고나 예방조치를 취하지 않아 사고가 난 만큼 피해를 배상하라』고 주장했다. 하변호사는 또 『BMW사가 급발진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브레이크를 밟지 않으면 주행(D)이나 후진(R)으로 변속이 안되는 쉬프트 록(Shift Lock)장치를 이미 86년부터 미국 등 세계각국 판매차량에 장착하고 있었음에도 국내판매된 사고차량인 BMW 740iL에는 이 장치를 달지 않았다』며 『그럼에도 사고를 오로지 운전자의 과실탓으로 돌리는 것은 인정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BMW코리아측은 『80년대 미국등 선진 각국에서 유사한 소송이 제기됐었으나 차량 결함으로 밝혀진 경우는 단 한건도 없었다』고 밝혔다. BMW측은 또 『일본 운수성도 1,100여대의 차량에 대해 2년6개월간 정밀조사를 벌인 끝에 89년 급발진이 운전자 실수에 의한 것이라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고 덧붙였다.
급발진 원인을 둘러싼 논쟁은 지난해 8월 김씨의 시어머니가 갑자기 후진한 차에 치여 숨지면서 본격화 했다.
당시 사건을 의뢰받은 국립과학수사연구소측은 사고를 낸 BMW 승용차를 정밀감식한 결과 이 차량이 일부 주파수대에서 최고 48%까지 속도가 증가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속도가 증가되는 시간이 20초간 소요돼 급가속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으나 주행속도가 전자파의 영향으로 증가할 수 있다는 감식결과를 발표했었다.
손석민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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