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세 칸세코를 기억하십니까」.미 프로야구 왕년의 강타자 호세 칸세코(34·탬파베이 데블레이스)가 부활했다. 한때 야구보다는 마돈나와의 염문, 총기소지 약물복용설 가정불화 등 온갖 스캔들로 더 이름을 날리다 사라질듯 했던 그가 99시즌 마치 새로 태어난 것 처럼 「제2의 전성기」를 열고 있다.
지난달 그의 재기포는 무서울 정도의 위력을 발휘했다. 15일 역대 28번째로 통산 400호홈런을 쏘아올린데 이어 26일에는 내셔널리그와 아메리칸리그를 통틀어 가장 먼저 시즌 10호홈런을 기록했다.
외국선수가 통산 400홈런을 넘긴 것은 쿠바출신인 그가 처음이었고 4월에 홈런 10개를 마크하기는 메이저리그 사상 10번째였다. 그리고 6일 현재 아메리칸리그 홈런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칸세코는 80년대 후반과 90년대 초반을 호령했던 슈퍼 스타출신. 86년 아메리칸리그 최우수신인, 88년 사상 처음으로 「40(홈런)-40(도루)클럽」을 개설하면서 최우수선수로 선정되는 등 그의 이력은 화려함 그 자체였다.
마크 맥과이어(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는 「배시 브러더스(Bash Brothers·대포형제)」로 불리며 90년대 초 「오클랜드시대」를 열었던 동료이자 라이벌.
그러나 잇단 스캔들과 감독과의 불화로 92년 텍사스 레인저스로 방출되면서 급전직하했다. 끊임없는 부상과 첫번째 결혼의 실패 등으로 여러 팀을 전전하는 신세로 전락해 갔다. 자살까지 생각하기도 했다.
칸세코가 마음을 되잡은 것은 지난해. 아직은 그의 파워와 타격감각이 쓸만하다고 여긴 토론토 블루제이스에서 그를 불렀다. 토론토는 불과 75만달러의 연봉을 제시했지만 그는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기꺼이 이에 응했다.
91년 오클랜드에서 44개의 홈런을 날린 이후 처음으로 40개가 넘는 46개의 홈런을 기록하는 등 결과는 대성공. 메이저리그 사상 세번째로 긴 간격으로 40홈런대를 돌파한 것이었다. 그러나 토론토가 그와의 장기계약을 꺼리자 신생팀 탬파베이로 발길을 돌렸다.
그리고 올시즌 한때 별거했던 두번째 부인 제시카와 화해하면서 가정의 평화도 찾아왔다. 힘은 날 수 밖에 없었다.
올해 50홈런이 목표다. 맥과이어와 소사가 다시 70, 66개의 홈런을 치더라도 그는 이 정도면 된다고 여긴다. 이제는 아픈 곳없이 아침을 맞는 것에 행복해하고 명예보다는 익명성이, 많은 돈보다는 안정이 더 좋다고 할만큼 성숙해 있다.
/김삼우기자 samwoo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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