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이회창(李會昌)총재의 기자회견문에는 「민주화운동의 외피를 뒤집어 쓴 반민주 정권」, 「민주말살과 독재화의 길로 들어서고 있다」는 등의 극한적인 표현이 사용됐다. 「제2의 민주화투쟁」, 「정권퇴진」까지 운위됐다. 『법과 제도에 의한 국정운영을 촉구』하거나 『상생(相生)의 정치를 실현하는데 합심할 것을 제안』했던 두달전과 비교하면 한참 멀리 나아갔다.당초 민주수호투쟁위원회(위원장 박관용·朴寬用)가 골격을 짠 회견문의 톤은 더 강했고 당내 여타 채널에서 올린 방향과 상황 인식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총재 특보진 등과의 의견 조율과정에서 수위가 다소 낮아졌다. 현 정권을 「독재정권」으로 규정할 경우 정권퇴진운동 등 선택의 여지가 없는 막다른 상황으로 밀려가게 된다는 현실적 고려때문이었다.
늘 그랬듯 마지막 손질은 이총재의 몫이었다. 『밋밋해선 안된다』 『여지를 남겨야 한다』는 상반된 의견을 이총재는 「민주파괴행위가 계속되면」이라는 전제를 달아 정권퇴진운동을 「심각히 고려」한다는 수준으로 절충했다.
한편 이총재는 일문일답에 대비, 전날 예상질문까지 만들어가며 꽤 오랬동안 리허설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성욱기자 feel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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