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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합창동아리 에듀까레] 어려운 제자돕는 참사도의 화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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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합창동아리 에듀까레] 어려운 제자돕는 참사도의 화음

입력
1999.05.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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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톤을 조금 낮추세요』『화음이 맞지 않아요』 지휘자 최흥기(崔興起)씨의 고성이 강당을 울렸다. 『조금만 더 합시다. 불우한 제자들을 생각합시다』 단장 정윤환(鄭潤煥·숭의초등)씨의 독려가 이어졌다.내달 15일 서울 리틀엔젤스 예술회관에서 「소년소녀가장 제자돕기 자선음악회」를 가질 교사 합창단 동아리 「에듀까레」회원들은 요즈음 연습에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교사들이 이처럼 연습에 몰두하고 있는 것은 이번 공연 수익금으로 소년소녀 가장 제자 10여명에게 1인당 30만원씩의 장학금을 줄 수 있는 기회가 생겼기 때문이다.

교육을 의미하는 라틴어인 에듀까레 합창단의 제자사랑은 유별나다. 93년 4월 창단이래 20여차례 공연을 가졌다. 모두 돈이 없어 학업에 어려움을 겪는 제자들을 돕기 위해서다. 지금까지 50여명의 학생들에게 공연 수익금 전액을 장학금으로 지급했다. 「소년소녀 가장 제자돕기 자선음악회」「결식학생돕기 제자사랑 자선음악회」등 공연 제목이 바뀌지 않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교사들은 평소 힘들게 학교를 다니는 소년소녀가장 또는 결식학생을 눈여겨 봤다가 노래로 번 소중한 돈을 전달한다.

에듀까레는 음악을 좋아하고, 제자사랑에 남다른 교사들이 자연스럽게 모여 만들게 됐다. 창립멤버는 40여명이었으나 공연을 보고 가입교사가 늘어나 지금은 서울 경기 등 54개교 120명에 달한다. 단원의 대다수는 서울시내 초등학교 교사들이며, 나머지는 중·고교 교사와 경기지역 학교 교사들이다. 평균연령이 35세지만 환갑을 넘긴 단원도 있다. 운영은 외부 도움없이 단원들의 십시일반(十匙一飯)으로 꾸려가고 있다.

(정기연주회는 매년 6월과 12월 두차례지만 매주 월요일 오후 6시30분이면 어김없이 만난다. 연습후에는 자리를 옮겨 올바른 제자 교육법과 교육현안들에 대해 토론하기도 한다. 에듀까레를 아끼는 단원들의 열정도 대단하다. 한 교사는 창단이후 6년동안 한 번도 거르지 않고 연습에 참가했고 음악회가 열리는 날 옛 스승을 초대하는 교사도 있을 정도다.)

정단장은 『벽이 없는 음악처럼 교사와 학생간의 신뢰가 완전 회복되도록 노래에 희망을 실어 나르는 게 단원들의 자그마한 소망』이라고 말했다. 김진각기자 kimj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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