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창빼든 이회창] 극한투쟁 예고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창빼든 이회창] 극한투쟁 예고

입력
1999.05.07 00:00
0 0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가 대여 극한투쟁의 창을 빼들었다. 이총재는 6일 「김대중정권 국정파탄 규탄」 기자회견을 갖고 「정권퇴진 투쟁」 가능성을 던졌다. 이총재는 『현 정권은 국민의 기대를 저버린 채 민주말살과 독재화의 길로 들어서고 있다』면서 『이 정권의 파렴치한 민주파괴 행위, 국정파탄 행위가 계속될 경우 정권퇴진 투쟁도 심각히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경고했다. 그간 고비마다 언급해 온 「중대결심」과 「심각한 고민」의 실체를 가정법(假定法)을 통해서나마 내비친 셈이다.이총재의 초강경 대여투쟁 선언으로 가뜩이나 울퉁불퉁하던 정국은 가파른 대치국면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한나라당은 당장 12일과 16일 서울과 부산에서 옥외집회를 갖는 것으로 「제2의 민주화 투쟁」기치를 세운 뒤, 이후 전국을 순회하며 지속적인 장외투쟁을 전개해 나가기로 했다. 이총재의 한 측근은 『이총재가 기자회견과 강연 등을 통해 제시해온 「밀레니엄 리더십」과 「상생(相生)의 정치」는 당분간 뒤로 밀어 둔다』며 『현 정권이 날치기 통과 등 힘을 앞세운 독재의 길을 걷겠다면 우리도 상극(相克)의 정치로 맞설 수 밖에 없다』고 간단찮은 대여공세를 예고했다.

이총재가 대여투쟁의 마지막 수단이어야 할 정권퇴진 카드까지 시사하며 승부수를 던진 것은 당 지도부의 위기의식이 그만큼 크다는 반증이다. 한나라당은 직접적으로는 고승덕(高承德)변호사의 송파갑 재선거 후보사퇴와 여당의 정부조직법 개정안 「날치기 처리」에 고리를 걸어 장외투쟁을 결정했지만 내부적으로 고민이 적지 않았다. 두 사안 모두 당 지도부의 요령부득한 처신과 미숙한 상황 대처 등에 논란이 제기됐던데다, 극한투쟁의 「빌미」로 삼기에는 아무래도 명분의 무게가 떨어졌던 게 사실이다.

그럼에도 이총재가 「반(反)독재화 투쟁」으로 극(極)전선을 형성하고 나선 것은, 안으로는 내각제 공론화 요구 등 당 분란 요소를 잠재우고 밖으로는 선거구제 개편 등 정치개혁 협상에 대비한 「참호파기」의 성격이 짙다는 분석이다. 한 고위 당직자는 『이대로 가면 공동여당은 정치개혁 관련법까지 날치기 하려들 것』이라며 『당과 의원 개개인의 사활이 걸린 이 문제만큼은 목숨걸고 싸우겠다는 의지표현으로 읽으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희곤기자 hghong@hk.co.kr

(C) COPYRIGHT 1999 THE

HANKOOKILBO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