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생구하고 숨진 '어린천사' 추모비 제막 -『어린이들이 마음껏 뛰놀 수 있는 교통사고 없는 세상을 만듭시다』
아이들의 우렁찬 함성이 울려퍼진 5일 오전 서울 강서구 등촌3동 부영아파트단지 옆 근린공원에서는 한 어린이의 애틋한 죽음을 애도하는 어른들의 이색 추모행사가 열렸다.
올 1월 아파트 상가 앞 길에서 후진하는 트럭에 치일 뻔한 5살 동생을 구하고 숨진 「어린 천사」 곽수연(9)양의 추모비 제막식은 「어린이 교통사고가 없는 세상 만들기」를 위한 운전자들의 숙연한 반성의 자리였다.
「바른 운전자들의 모임」(공동대표 설제훈·최재수)이 어른들의 잘못으로 못다핀 어린 생명의 넋을 위로하고 빈발하는 어린이 교통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마련한 이날 행사에는 허억 어린이교통안전연구소장과 라디오DJ겸 가수인 서유석씨, 바른운전자들의 모임 회원과 주민, 어린이 등 6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추모비 설치 ,묵념, 헌화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꿈많은 아홉해 어린 날개를 접고 교통사고로 우리 곁을 떠나 하늘나라로 간 어린 넋을 위로하며 이 추모비를 세웁니다. 우리 모두 바른 운전을 해 어린이들이 맘껏 뛰어 놀며 큰 꿈을 펼치는 교통사고 없는 세상이 되기를 바랍니다』 동판에 새겨진 추모글은 사고 장소에 가까운 도로에 깔려 운전자와 행인들의 「주의」를 촉구하게 된다.
바른 운전자들의 모임 설대표는 『어린이 보호구역을 꼭 지키는 바른 운전자세를 정착시키기 위해 어린이날을 맞아 추모비를 세우게 됐다』며 『올들어 지난달 21일까지 13세미만 어린이 교통사고 사망자는 모두 9명으로 이달안에 이들 모두의 추모비를 세울 계획』이라고 말했다.
수연양은 1월18일 오후 4시20분께 이 아파트 상가 앞을 지나던 동생 재연양이 후진중인 1톤 트럭에 치일 위기에 놓이자 급히 몸을 던져 동생을 간신히 밀어내 구했으나 자신은 미처 피하지 못해 트럭 적재함에 머리를 부딪쳐 사고발생 4시간여만에 끝내 숨졌다.
/김호섭기자 dre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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