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찰의 수사권 독립문제가 다시 제기되고 있다. 이 문제는 10여년 넘게 기회있을 때마다 경찰 및 일반인들이 논의해왔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우리 사회에서 수사권독립은 현실적으로 득보다 실이 많다. 수사란 법률전문가인 검사가 책임있게 주도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효율적이다.문제는 수사기관들의 위상 설정이 아니라 각 기관이 상호협조해 효과적으로 범죄를 진압하고 효율적으로 수사해 사회를 범죄로부터 방위하느냐에 초점이 있다. 지엽적인 문제를 따짐으로써 권한 다툼을 하는 것은 비능률적이다.
경찰은 세련된 선진기법을 도입함으로써 절도, 강도, 폭력 등 이른바 거리범죄(street crime)를 신속·정확하게 진압하고 치안유지에 만전을 기하게 되고 검찰은 수사전문기관으로서 경찰이 담당할 수 없는 조직범죄, 부정부패사범 등에 대한 체계적, 조직적, 광역적인 수사를 담당하고 있다. 이처럼 검찰이 수사의 책무를 담당하고 경찰의 수사활동을 지휘·감독하도록 하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는 당연하고 효율적인 사회방위를 위하여 꼭 필요하다.
경찰 수사권독립논쟁이 있을 때마다 외국제도를 참고로 해왔지만 필자가 외국에 가 본 결과 대부분 왜곡돼 소개되었다. 예컨대 미국의 연방수사국(FBI)은 연방차원의 경찰 수사활동을 하고 있으나 미국법무장관 소속기관으로서 경찰과는 독립돼 있고 검찰과도 매우 긴밀한 협조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수사과정은 일반행정 행위와는 전혀 다르다. 수사과정에서 적법절차의 준수와 피의자에 대한 인권보장은 현대사회에서 강조되어야 할 헌법적 이념이자 시대적 사명이다. 따라서 수사과정에서 검사에게 총체적으로 책임을 맡기는 것이 아무래도 안전하다.
가뜩이나 우리 사회에서는 수사과정의 적법절차 준수와 인권침해 여부로 마음을 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므로 검사의 경찰수사과정에 대한 지휘·감독활동이 보다 강화돼야 하는데 기회만 있으면 경찰수사권 독립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것은 참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김주덕·변호사
(C) COPYRIGHT 1999 THE
HANKOOKILBO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