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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반대] 공룡 펀드 규제 바람직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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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반대] 공룡 펀드 규제 바람직한가

입력
1999.05.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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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집단 투신사들이 계열사를 편법으로 지원하는 불공정거래에 제재를 가하겠다는 공정거래위와 금융당국의 방침은 대기업집단의 경제력 집중문제로 골치를 앓고 있는 상황에서 언뜻 보면 타당성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 고객이 맡긴 귀중한 자산이 계열사 주가를 올리거나 자금조달을 지원하는데 사용됐다면 심각한 문제이기 때문이다.이에 따라 계열사 주식보유한도를 현재의 10%에서 5%로 낮추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그런데 정작 문제가 되고 있는 현대투신의 「바이코리아」의 경우 총자산 5조원중 계열사의 주식편입비율은 5.7%정도에 불과하다. 정말로 대기업들이 자금조달 등을 지원하려고 한다면 한도를 5%로 낮추거나 추가적인 규제를 해도 실효성을 갖기 어렵다.

오히려 지나친 정부의 규제가 투신사 자금운용형태는 물론 시장구조를 왜곡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그동안 정부가 투신사를 정부의 시장대리인으로 이용하여 증시부양과 조작을 거듭해 생긴 부작용은 국가 경제적 차원에서 용인돼야 하고 대기업집단 소속 투신사의 자금운용은 대기업이니까 제재를 받아야 한다는 논리는 지나친 비약이다.

투신의 비대화가 우려할 만한 문제를 낳을 가능성이 있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저금리 체제로 증시 활황이 지속돼 연초 대비 주가가 35%나 오르는 등 증시과열이 우려되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IMF위기 이후 국내 금융시장은 과거 상상할 수 없었던 수준의 구조적 변화가 일고 있다. 금융산업 전면 자유화조치로 은행 증권 등 외국금융기관 현지법인의 국내진입이 허용됐다.

외환자유화 조치로 인해 내국인의 금융수요 서비스가 국내 외국금융기관, 해외금융기관 그리고 해외시장에 유출됨으로써 금융의 동공화 현상이 우려되기까지 한다. 대기업계열 소속 투신사의 증권거래에서 빚어지는 부작용에 대처하는 정부도 추가적 규제와 같은 구태의연한 방식에서 벗어나 발상의 전환을 기해야 할 시점이다.

이인실·한국경제연구원 금융조세실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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