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위 38도선은 미국이 단독으로 미국방부에서 그은 것이 아니라 미국과 소련에 의해 포츠담에서 획정됐다는 새로운 사실이 미국방부 해제 비밀문서 발굴로 처음 확인됐다. 이 자료들은 38선 획정이 당시 미·소가 사전협의한 「정치 행위」임을 말해주는 것이다.본지가 한국정신문화연구원과 공동으로 연재중인 주간시리즈 「현대사 다시 쓴다」에 참여하고 있는 이 연구원의 이완범(李完範)교수는 이같은 사실을 밝힌 당시 미육군부 작전국장 헐 중장의 인터뷰 내용이 담긴 미국방부 해제 비밀 문서와 지도를 최근 워싱턴 국립문서보관소에서 발굴, 3일 공개했다.
이 자료들에 따르면 38선은 지금까지 통설로 알려진 45년 8월11일보다 보름 넘게 앞선 7월25일께 미 육군부가 아닌 포츠담에서 당시 번스 미 국무장관 지시에 따라 헐 중장에 의해 획정됐다.
기존 학계에서는 38선이 헐 중장 직속 부하인 육군 작전국 전략정책단장 린컨 준장의 지시로 본스틸_러스크(후에 미국무장관) 두 대령에 의해 45년 8월 11일 오전 2~3시께 미 국방부에서 군사적 목적에 따라 즉석에서 그어졌다는 게 정설로 통했다.
이교수가 발굴한 비밀자료는 미 육군 전사실(戰史室) 소속 해리슨 대령이 49년 6월17일 헐 중장을 전화 인터뷰한 내용을 기록한 것이다. 문서의 첫 문장은 「38선은 포츠담에서 획정됐다. 번스(미 국무장관)는 포츠담 회담(45년 7월 17~8월 2일)에서 한반도를 소련과 분할할 것을 원했다」라고 기술돼 있다.
그동안 「포츠담 밀약설」을 주장해 온 서울대 신용하(愼鏞廈·사회대학장) 교수는 『이 자료들은 남북 분단이 미·소의 비밀 합의에 의해 포츠담회담에서 묵계됐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최초의 결정적 증거』라고 평가했다.
/서사봉기자 ses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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