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실시된 파나마 대통령선거에서 야당인 아르눌피스타(인민주의)당의 미레야 모스코소(여·52)후보가 집권 민주혁명당(PRD)의 마르틴 토리요스 후보를 누르고 승리했다. 모스코스는 파나마 사상 첫 여성 대통령으로, 또 파나마운하에 대한 운영권을 되찾은 「주권국가」 파나마의 첫 대통령으로 기록된다. 파나마는 77년 체결된 파나마운하 조약에 따라 12월31일 미국으로 부터 파나마운하 관리권을 이양받는다.이번 대선은 두 후보의 특이한 관계로 큰 관심을 끌었다. 아르눌포 아리아스 전 대통령의 미망인인 모스코소와 맞붙은 집권당 후보 토리요스는 68년 아리아스 전대통령을 군사쿠데타로 권좌에서 끌어내린 오마르 토리요스 장군의 아들. 77년 미국과 파나마운하 조약을 체결한 사람도 토리요스 장군이다. 모스코소의 승리는 30여년간 맺혔던 「남편의 한」을 정적의 아들에게 갚은 셈이다. 그는 승리가 확정된 후 『오늘 승리자는 내가 아니라 파나마 국민』이라고 소감을 피력했다.
모스코소의 대권도전은 94년에 이어 이번이 두번째. 그는 94년 에르네스토 페레스 발라다레스 현대통령과 맞붙어 4%포인트라는 근소한 표차로 패배했었다.
그가 아리아스 전대통령과의 긴 정치여정의 동반길에 오른 것은 64년. 불과 18세의 나이로 아리아스의 선거캠프에 들어가 그가 경영하던 커피회사의 판매책임자로 임명되면서 부터다. 그러나 4년 뒤 아리아스가 토리요스 장군의 쿠데타로 실각해 고국을 떠나게 되자 주저없이 그를 따랐고, 이듬해 미국에서 결혼했다. 81년 귀국했으나 남편이 심장마비로 사망하자 90년 남편의 이름을 딴 아르눌피스타당을 이끌고 직접 정계에 뛰어들었다.
마이애미 대학에서 실내장식 전공으로 받은 학사학위가 학력의 전부인 모스코소에 게는 선거기간내내 「가정주부」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따라다녔다. 그러나 모스코소는 대통령을 3번이나 지낸 아리아스 전대통령 곁에서 많은 정치적 경험을 쌓았으며, 대중과 친밀한 정치인이라고 응수, 대권도전에 성공했다. 사업가와 재혼한 모스코소는 11살난 양자를 두고 있다.
/김지영기자·kimj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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