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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고사태] 밀로셰비치의 유화제스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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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고사태] 밀로셰비치의 유화제스처

입력
1999.05.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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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신유고연방 대통령이 2일 억류중이던 미군포로를 전격 석방한 배경은 무엇일까. 서방언론들은 밀로셰비치의 속셈이 어떻든 이번 결정은 코소보사태 해결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대체적인 시각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계속된 공습등으로「사면초가(四面楚歌)에 몰린 밀로셰비치의 고육지책일 것이란 분석이다. 반면, 미국의 백악관에서는 나토의 내분을 노린 고도의 전략이라는 「음모론」을 제기하고 있다.

사면초가론은 최근 며칠동안 밀로셰비치가 보였던 유화제스처의 연장선에서 나왔다. 미군포로석방에 앞서 밀로셰비치는 30일 코소보사태 해결방안으로 러시아가 포함된 유엔평화유지부대 주둔, 군사적 적대행위 전면중지, 피란민 귀환등 6개항의 평화안을 제시했고 외교채널을 통해 다양한 대화분위기를 만들었다. 사실 유고는 나토의 계속된 공습으로 군사 및 기간시설이 초토화했다.

더욱이 나토는 최근 기상 여건이 좋아져 하루 600회 이상 폭격을 가하는등 공습 강도를 높히고 있다. 경제제재 조치도 밀로셰비치의 목을 죄는데 일조했다. 나토의 대유고 석유금수조치에 이어 미국은 식량과 의약품을 제외한 무역금수조치까지 선언했다. 특히 밀로셰비치를 궁지로 몬 데는 러시아의 최근 입장 변화가 크게 작용했다는 지적이다. 모스크바 소식통들은 러시아가 그동안 유고의 민간인 국제감시단안을 지지하던 입장에서 유엔안보리의 무장 평화유지군안에 동의하는 방향으로 선회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미국과 나토는 밀로셰비치가 협상의 유일한 무기였던 미군포로를 석방한 것은 미 의회를 포함한 국제적인 반전움직임을 부추기려 했거나 나토의 내분을 노린 것일 수 있다며 경계하고 있다. 나토는 밀로셰비치의 6개항 제안이 미흡하고, 미군석방과 공습은 별개라는 공식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제이미 셰이 나토대변인이 『미군포로의 석방은 환영하지만 나토의 목표가 달성될 때까지 유고에 대한 공습은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미국과 나토도 밀로셰비치의 유화움직임이 사태해결을 위한 대화분위기를 유도하는데 한 몫 했다고 보고있어 나토와 유고, 러시아의 향후 외교적 움직임은 한층 탄력을 받을 것 같다. /권혁범기자 hb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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