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체제에 들어간 지난 해부터 투자를 통해 한국에서 「기업사냥」에 나선 외국자본은 올 1·4분기까지 600여개로 국내 기업의 경영권을 사실상 장악한 것으로 추정됐다. 이 중 국내 기업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100%의 지분을 싼 값에 매수, 아예 기업 소유권을 넘겨받은 경우도 전체의 7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이같은 분석은 재정경제부가 이 기간 중 108억5,635만6,000달러를 기록한 외국인의 한국 투자 내용을 산업·업종, 투자비율, 투자자 국적등으로 나눠 파악한 「국제투자 및 기술도입 동향」조사에서 밝혀졌다.
조사에 따르면 지난 해 이후 1,789건에 달한 외국인 투자 가운데 국내 기업지분의 50% 이상을 확보한 경우는 약 800건. 재경부 관계자는 『법인을 국내에 새로 설립한 20% 정도를 제외한 나머지는 증자참여, 주식매수등을 통해 외국기업이 국내기업의 경영권을 확보한 것』이라고 말했다.
전체 27개 업종에서 외국인들이 가장 활발한 「기업사냥」에 나섰던 부문은 무역업(294건)이었으며 기타서비스 186건, 전기·전자 76건, 기계 61건등의 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현대전자 반도체 조립사업본부는 약 1억6,666만달러에 미국 칩팩사에, 삼성중공업은 1억8,000만달러에 스웨덴계 볼보코리아에 소유권이 100% 이전됐다. 또 네덜란드 인터브루사는 2억5,000만달러에 두산맥주 지분 50.7%를 인수해 경영권을 장악했고, 전주제지는 9억6,799만달러에 싱가포르 일본 캐나다등의 컨소시엄 자본에 지분 100%가 넘어갔다.
전기·전자 관련 업종에서는 미국 자본의 진출이 두드러져 암코코리아, 페어차일드코리아, 에스케이엔론등은 각각 6억달러, 4억5,500만달러, 2억4,400만달러에 국내기업 지분 전체를 인수했다.
투자건별 자본국적은 미국계가 370건으로 선두였고, 일본계(252건)과 유럽연합(EU)계(218건)가 뒤를 이었다.
재경부 관계자는『외국자본의 국내 유입을 국수주의적 시각으로 볼 필요는 없지만, IMF체제를 계기로 국내 산업의 소유 상황이 급격히 변화하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 장인철기자 icjang@hk.co.kr
(C) COPYRIGHT 1999 THE
HANKOOKILBO
(C) COPYRIGHT 1998 THE
HANKOOKILBO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