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하는 거 있습니까?』 『아니오. 시간이 없어서요』 십중팔구 이렇다.일과 스트레스에 마음과 몸이 망가지는 줄 모른다. 하지만 안 그런 사람들도 있다. 육체적인 운동은 시간과 의욕이 없어 못해도 마음의 운동으로 심신의 평안과 건강을 얻는 사람들이다. 바로 기수련. 단학을 창시하고 「단학선원」을 이끌고 있는 이승헌(47) 한국인체과학연구원장. 그는 미국에서도 단전호흡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최근 귀국한 그를 만나 보았다._저서 「뇌호흡」은 지난해 베스트셀러였습니다. 뇌가 숨을 쉰단 말입니까.
『제임스 본드의 007 시리즈 「골드 핑거」를 보면 한 여자가 금가루를 온몸에 뒤집어 쓴 채 죽는 장면이 나옵니다. 피부는 숨을 쉽니다. 마찬가지로 우리 내장도, 뇌도 역시 호흡하고 있습니다. 숨 쉬지 못하는 것은 「죽음」입니다. 숨을 잘 쉴수록 건강합니다』
_그렇다면 뇌호흡은 어떻게 합니까.
『흔히 배꼽 아랫부분을 단전이라 하고 호흡조절로 그곳을 운동시키는 것만 단전호흡인 줄 압니다. 우리 몸에는 단전이 세 곳입니다. 배꼽 아래가 하단전이고, 가슴께에 중단전이, 머리에 상단전이 있습니다. 하단전운동처럼, 호흡과 몸의 기를 조절해서 상단전(뇌)에 기를 불어넣는 것이 뇌호흡입니다』
_효과를 믿을 수 있습니까.
『체험만이 모든 것을 말해줍니다. 자기 몸의 기를 느끼고, 활용하면 몸이 가뿐해지고 맑아지는 것을 금세 느낄 수 있습니다. 건강해진다는 느낌이 옵니다. 기를 통제할 정도가 되면 흔히 「초능력」이라 부르는 힘까지 생길 수 있습니다. 과학자들은 사람이 뇌의 10% 정도만을 사용할 뿐이라고 말합니다. 잠자고 있는 90%의 뇌가 움직일 때 어떤 일이 일어날 지 아무도 모릅니다』 (이 원장은 기자의 오른 손을 펴서 들라고 했다. 눈을 감고 손의 체온, 따뜻한 기의 움직임을 느껴보라고 한 뒤, 같이 들고 있던 자신의 손을 오므리면서 『천천히 손이 오므라듭니다』고 반복해 말했다. 기자는 펴 있던 손마디가 꺾이는 것을 분명히 느꼈다. 하지만 손가락이 약간 움직일 뿐 오므라들 정도는 아니었다. 이 원장은 사람마다 집중도나 기를 느끼는 정도가 다르다고 말했다)
_미국에서도 단학에 대한 관심과 반응이 대단하다는데요.
『미국에 상륙한 지 5년 만에 서양인 지도자를 20여명 배출했습니다. 애리조나주 세도나에 본부가 있고 미국 전역에 40개 센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태권도가 미국 뿐 아니라 세계에 한국의 이름을 빛냈듯이 단학도 한국을 알리는 문화이자 상품입니다』
_그렇다면 문화상품 수출이라고 말할 수 있나요.
『미국인 수강생들은 매달 100달러씩 냅니다. 우리는 기술과 문화를 가르칩니다. 「몸을 다루는 기술」 「인생을 새롭게 가꿔나가는 기술」입니다. 단학과 한민족의 율려(律呂)문화도 알리고 있습니다. 한국의 이미지가 뇌호흡을 통해 미국땅에 심어지고 있는 셈이지요. 캐나다 일본 브라질 베트남에도 수련장을 개설했습니다』 (이 원장은 국내에서 뇌호흡의 효과를 체험한 재미동포의 소개로 89년 필라델피아에 첫 미국센터를 개설했다. 본격적으로 미국 전파를 시작한 것은 93년께. 당시 단학수련을 받고 있던 한국은행직원이 센터개설을 위한 초기비용 송금에 어려움을 겪자 「해외 사업투자」로 승인해 주었다는 일화도 있다. 단학은 상품이고, 단전호흡운동은 사업이라고 한다)
_국내에서 단학운동은 어떤 수준입니까.
『국내 단학선원은 현재 300여 개입니다. 일반기업, 관공서, 군부대의 수련장이나 학교까지 포함하면 거의 1,000 군데에서 조직적인 단학수련 활동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만하면 동사무소와 파출소 다음으로 큰 전국조직이지요.앞으로 3만 6,000개 정도의 센터를 세우는 것이 목표입니다』
김범수기자 bskim@hk.co.kr
약력
52년 충남 천안 출생 서울보건전문대(임상병리과), 단국대(체육교육과) 졸업 72년 제1기 태권도지도자 자격(4단), 광복체육관 운영 77∼79년 한독병원 병리실장 79년 전주 모악산서 수행, 단전호흡 시작 85년 서울에서 단학선원 1호 개원 87∼89년 300여 단학선원 설립 91∼98년 미국 등 해외 단학수련장 개설
저서
「단학_그 이론과 수련법」 「상단전의 비밀」 「수험생을 위한 단전호흡」 「피는 꽃마다 아름답구나」 「뇌호흡」 등
(C) COPYRIGHT 1999 THE
HANKOOKIL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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