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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쉬리가 남긴 '쉬리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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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쉬리가 남긴 '쉬리류'

입력
1999.05.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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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 75일만인 지난달 28일 「타이타닉」의 비공식 관객 동원 기록(서울 226만명)을 무너뜨린 「쉬리」. 쉬리의 엄청난 관객동원에 놀란 한국영화들이 이제 「쉬리」류에만 골몰하고 있다.쉬리로 백상예술대상과 대종상을 거머쥐면서 올해 최고의 스타가 된 최민식에게는 「쉬리류」의 작품만 출연 제의가 쏟아지고 있다고 한다. 어느 영화사에선 공모했던 시나리오 대부분이 「쉬리」류라고 너털웃음을 짓고 있다. 「작품의 완성도는 둘째고, 장사만 잘되면 끝」이라는 얄팍한 상업주의에 눈이 어두워 쉬리 이미테이션이 마구 쏟아질 전망이다.

늘 상업성에 목말라하던 국내 영화계에 쉬리는 사실 한(恨)을 푼 작품이었다. 「많이 투자할수록 손해」 「할리우드와의 경쟁은 불가능」이란 인식을 깨고 엄청난 물량과 그래픽을 동원, 쉬리는 단번에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이미테이션에 성공했다. 이미 제작사인 삼성영상사업단은 100억원, 강제규 감독은 50억원, 한석규는 10억원을 안았으며 이 즐거운 계산은 올해 내내 계속될 것 같다. 일본에 130만달러를 비롯, 40개국에 수출해 적어도 650만달러는 벌어들일 것이란 전망이다.

할리우드가 「다이하드」1,2,3편 쏟아내듯 국내영화사도 「쉬리」류를 만들어 돈벌이 좀 하겠다는 욕심을 말릴 수만은 없는 일이다. 최민식에게 쉬리류의 배역이 쏟아지는 것 역시 국내 스타 시스템으로선 당연한 일일 것이다. 우리에게도 진진한 오락영화는 계속 필요하다. 하지만 독창성없는 「아류」는 정말 아류로만 끝날 뿐이다. 완성도 높은, 독창적인 우리만의 상업영화를 기대해본다. /이대현기자

leed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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