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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살면서] '쉬리'같이 만들면 '타이타닉' 안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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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살면서] '쉬리'같이 만들면 '타이타닉' 안두렵다

입력
1999.05.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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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까지 나는 구조조정 빅딜 등과 같은 IMF 관련기사에 관심이 많았다. 요즘에는 오히려 경제면은 대강 훑어보고 지역문화 같은 더 새롭고 흥미로운 화제거리를 찾고 있다. 요즘 한창 영화상영을 둘러싼 논란에 흥미를 가지게 된 것도 이런 습관 때문이다.영화관이 1년동안 의무적으로 정해진 날짜만큼 한국영화를 상영해야 하느냐 마느냐에 대한 논란이 아직도 진행되고 있다. 특정 영화를 강제 상영함으로써 영화제작업계를 보호할 수 있다는 주장을 당연히 이해한다. 하지만 그건 불공정 경쟁이 아닌가. 또 한국정부가 추구하는 시장개방, 자유경쟁, 보호주의척결등의 구호에 위배되지 않는가.

영화업자들은 '타이타닉'같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들이 시장을 잠식해버릴 것이라고 우려한다. 그래. 맞는 얘기다. 만약 한국영화인들이 관객의 흥미를 끌 영화를 만들 수 없다면 말이다. 그러나 소비자들이 원하는 영화를 공급할 수 있다면 외국과의 경쟁을 두려워 할 이유가 없다.

'쉬리'를 찾는 이유는 이 영화가 훌륭해서이지 영화관들이 매일 상영을 강요하기 때문은 아닐 것이다.또 업계는 한국고유의 문화가 외국 영화의 유입으로 인해 '희석'될 것을 두려워한다. 하지만 한국에 온 이후로 한국인들이 반만년 문화에 얼마나 긍지를 가지고 있는지 보고 들은 나는 한국문화가 외국영화에 대한 노출로 인해 위협받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영화업계가 외국영화사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많은 도움이 필요하다는 데에는 전적으로 동감한다. 하지만 도움은 제작에 집중되어야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한국영화의 질을 향상시킬수 있고 결국 모든 사람이 승자가 되는 것이다. 영화업계는 극장주와 관객을 위해 보다 양질의 작품을 만들 수 있을 것이고 소비자들은 더욱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다.

물론 이런 방편이 외국영화업계의 시장점유율 확장을 막는데 충분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단지 경쟁의 열기를 느끼기만 하는 것으로도 한국영화업걔는 발전할 수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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