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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우울한 소파탄생 100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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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우울한 소파탄생 100돌

입력
1999.05.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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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친을 팔아먹은 자식이라는 소리를 들을 땐 가슴이 미어집니다』 29일 오후 제17회 소파상시상식이 열리던 서울프레스센터 19층. 얼굴에 파인 주름살 만큼이나 수심도 깊어 보이는 팔순 노인이 로비에 앉아 긴 한 숨을 내쉬고 있었다.소파 방정환(小波 方定煥)선생의 장남 방운용(方云容·81)옹. 올해는 소파탄생 100주년을 맞는 뜻깊은 해이건만 가슴에는 응어리만 커지고 있다. 지난해 말 출범한 한국방정환재단(이사장 이동원·李東元 국회의원)과 소파의 분신이라고 할 만한 색동회(회장 최영일·崔泳一)의 갈등 때문이다.

재단측이 주도가 되어 소파기념관 건립을 추진하면서 시작된 양측의 갈등이 급기야 최근에는 서로를 협잡꾼으로 몰며 법적대응 일보 직전까지 와있다. 분쟁의 핵심은 서로 자신들이 소파의 유업을 계승하는 정통성을 갖고 있다며 모든 소파관련 사업과 행사를 주도하려는 것. 재단은 『색동회가 소파선생의 유업계승단체는 아니다』며 『손을 떼지않을 땐 민·형사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색동회측은 그러나 『소파가 설립한 색동회의 소파추모활동과 어린이운동은 역사가 증명해주고 있다』며 『추모 사업을 계속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방옹은 재단 쪽에 합류한 이유에 대해 『단지 선친의 기념사업과 기념관건립을 효율적으로 하기 위한 것』이라며 양측의 대립에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온 국민의 경의와 축하속에 의미깊게 맞아야할 탄생 100주년이 선생의 유업을 기린다는 단체들의 반목으로 인해 오히려 변변한 행사도 별로 없이 지나가는 것같아 안타깝기만 하다. /최진환기자 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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