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의 화해는 아직 멀었음이 29일 거듭 확인됐다. 김전대통령은 이날 오전 귀국인사차 상도동 자택을 방문한 국민회의 이인제(李仁濟)당무위원에게 김대통령을 또다시 독재자로 부르며 격렬히 비난, 현정부에 대한 여전한 감정을 드러냈다.1시간여 면담을 마치고 여의도 사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난 이위원은 『두 분이 손을 잡아야 한다는 소신을 말했지만 김전대통령은 듣기만 할 뿐 별다른 반응은 없었다』면서 『모든 것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위원은 『앞으로 특별한 계기가 없으면 (상도동에) 안 간다』고 말하며 낭패감을 감추지 못했다.
잠시후 흘러나온 상도동 반응은 이위원이 이렇게 말할 수 밖에 없었던 사정을 잘 설명해 주었다. 상도동 대변인격인 한나라당 박종웅(朴鍾雄)의원에 따르면 김전대통령은 이위원의 화해 권유에 『그런 이야기는 꺼내지도 말라』며 『불의와는 결코 타협할 생각이 없다』고 정색을 했다. 이어 그는 『당신에게도 현정권이 출범할 때 도와주라고 말한 적이 있지 않느냐』면서 『하지만 이대로 두었다가는 큰 일 나겠다 싶어 현정권을 비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대통령을 지낸 사람이 또 대통령이 되려고 그런 말을 하겠느냐』면서 『잘못된 부분에 침묵을 지키는 것은 역사와 국민앞에 죄를 짓는 것』이라고 강변했다. 김전대통령은 『당신도 국민회의에 가지 않고 외국이나 절에 가서 조용히 있었으면 내년에는 정말 좋았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표시다. 면담후 이위원이 현관에서 『마음 편히 가지시라』고 하자 YS는 『나는 할 이야기를 다 하고 살아 마음이 편하다』고 말했다.
/이태희기자 taehee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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