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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세계] 동병상련, 의기투합 이색모임 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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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세계] 동병상련, 의기투합 이색모임 붐

입력
1999.04.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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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간 애인을 둔 여자들은 모두 모이세요」 「왕자나 공주병에 걸린 사람들은 이리로 오세요」PC통신을 통해 같은 입장에 처하거나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작은 모임」활동이 활발하다. 작은 모임이란 말 그대로 PC통신 동호회보다인원이나 규모가 작은 사이버공동체. 모임 성격이 취미나 여가활동에 치우친 것이 아니어서 동호회라고 부르기는 어색하다.

대신 거창한 취미는 아니지만 가벼운 주제를 놓고서도 여러 사람이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이 매력이다.

유니텔의 「아기밤」모임은 대표적인 작은 모임중 하나. 「아름다운 기다림이 있는 밤」의 줄임말로 군대간 애인을 기다리는 여자들의 모임이다.

『몰랐어요…. 그애가 이별을 생각하고 있는 줄은…. 어제 그앨 만나러 갔다 왔어요. 엄마가 맛있게 싸준 김밥과 샐러드를 먹고 곧 나올 휴가 계획을 짰어요. 그애가 그러더군요. 동생같고 친구같고 누나같고, 때론 엄마같은 내가 좋다고, 다른 여자 만나도 날 대하던 것처럼 편할지 모르겠다구. 2년차 휴가를 나오면 이별여행을 떠나자고, 다 정리하고 싶다고.

그애의 심각한 말을 듣고 웃으며 넘겼죠. 「너 휴가 나와서 나한테 연락할 생각하지 말라고」 면회시간 내내 어린아이처럼 내게 안기고 싶어하던 그애, 변함없는 내사랑을 확인하고 싶어서였을까요』

『글에서 처럼 모임 회원들은 PC통신을 통해 서로간에 정보도 공유하고 희노애락을 함께 한다』고 유니텔 정혜림(29)대리는 전한다.

이름때문에 남녀 성혼란을 일으키는 사람들의 「너 이름이 뭐니」. 항렬때문에, 아들이 귀해서, 이름이 좋아서, 집안 어른의 뜻에 따라서 등 이들이 가진 이름에 얽힌 사연은 각양각색이다. 때문에 학교 입학후 남녀 구분이 바뀌어 있거나 출석부를 때 주변을 놀라게 해 웃음바다가 되는 경우, 학생 시절 단합대회를 가면 남자인데도 여자방에 배치되어 있는 사례 등은 이름에 얽힌 에피소드들이다.

이처럼 PC통신에는 기발하고 이색적인 모임들이 많다. , 첫번째 자녀들의 모임인 「첫째들아 힘을 내」, 낙방자 도전자들만 모인 「패자부활」, 담배애연가들의 단체인 「애연가의 방」등. 95년에 국내 처음으로 작은 모임코너를 개설한 나우누리에는 이런 모임만 1,300여개, 유니텔은 700여개나 된다.

작은 모임의 활동이 활발한 것은 인원이 적어서이기도 하지만 통신란에 모임코너를 개설하기도 쉬워서이다. 동호회라면 적어도 200~500명이 모여야 하지만 작은 모임은 20명만으로 즉시 개설이 가능하다. 나우누리 윤설아(28)대리는 『PC통신을 통해서는 일부만이 공감하거나 즐길만한 독특한 주제로도 의견을 함께할 만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일단 모임이 구성되면 대표자 ID가 제공되고 개별 자료실과 게시판 대화방등이 마련된다. 때문에 PC통신모임 수가 비약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상황.

작은 모임에서 동호회로 발전한 경우도 많다. 유니텔의 「인천 짠물들」 「해외유학연수동호회」 「더불어 사는 세상」 등의 예에서 보듯 PC통신사마다 매년 30~50개의 모임이 동호회로 성장한다. 박원식기자 parky@hk.co.kr

이색적인 작은 모임들

◆나우누리

이세상의 모든 너구리를 위하여(흡연가들)

왼손잡이 사랑모임

영희랑 영수랑(이름이 영희와 영수인 사람들)

키크고 다리긴 사람들의 모임

헌책방 사랑동호회

막걸리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술문화의 고급화에 반대해 막걸리와 파전으로 즐기자는 이들)

라면사랑모임

◆유니텔

완전범죄 추리(추리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

순이와 돌이 식이(삼행시 전문)

愛生愛死(외국의 로맨스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들)

누더기에서 날개로(누에날·스트리트패션, 새벽시장의 정보교류 및 멋을 아는 사람들)

파사모(파충류를 사랑하는 모임)

깜소모(소형견을 사랑하는 모임)

예사나모(예쁘고 센스있는 아줌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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