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스트로의 집무실은 야구장』골수 야구팬으로 정평이 나있는 피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72)은 요즘 쿠바 국가대표 야구팀이 훈련하고 있는 아바나의 라티노아메리카노 스타디움으로 출근한다.
빅 매치가 벌어질 때마다 빠지지 않고 모습을 드러냈던 그였지만, 대표팀 훈련장까지 찾아 선수들의 컨디션을 일일이 챙기기란 유례가 없던 일. 카를로스 로드리게스 대표팀 감독은 『그의 출현에 선수들이 크게 고무받고 있다』 며 소문으로 나돌던 카스트로의 「야구장 출근설」을 확인했다.
나라일까지 뒷전으로 미룬 채 그가 대표팀을 진두지휘하는 것은 내달 3일 미 볼티모어에서 열리는 볼티모어 오리올스 메이저리그 팀과의 2차전 때문. 지난달 28일 아바나에서 열린 1차전에서 연장 11회 끝에 3대2 로 분패한 것을 설욕하기 위해서다.
훈련장에서 그는 당일 작전은 물론, 선수 용병술까지 직접 관장하고 있다. 또 1차로 선발된 48명의 대표팀에서 최종 25명의 엔트리를 확정지을 때도 카스트로가 「감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드리게스 감독은 『우리는 빠른 플레이를 할 것이다. 카스트로의 뜻도 같은 것으로 알고 있다』 고 말했다.
혁명전 「로스 바르부도스」(The Bearded Ones)라는 야구팀에서 투수를 했던 카스트로는 야구를 통해 국론을 결집시켰다고 할 정도로 야구에 대해 광적인 집착력을 보여왔다. 국기(國技)로 돼 있는 쿠바 야구는 프로를 허용치 않는 사회주의 강령상 순수 아마추어지만, 실력은 미 메이저리그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미_쿠바간 스포츠 교류 차원에서 3월 열린 첫 경기에서 카스트로는 미국 선수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선전을 부탁하는 등 우호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볼티모어팀 홈구장인 카드멘 야즈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차전에 쿠바는 스포츠 관리, 은퇴 선수, 학생 등 300명의 대규모 대표단을 보낼 계획이다.
/황유석기자 hwangys@hk.co.kr
(C) COPYRIGHT 1999 THE
HANKOOKILBO
(C) COPYRIGHT 1998 THE HANKOOKILBO -
KOREALINK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