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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기업] 고급두뇌 해외로 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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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기업] 고급두뇌 해외로 샌다

입력
1999.04.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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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국내 주요기업들의 핵심연구인력 7,178명이 연구소를 떠난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주요 대기업의 지난해 연구개발(R&D)투자도 사상 처음으로 전년대비 감소, 그 규모가 9,542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성장의 엔진인 기초연구부문이 완전히 식어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연구소를 떠난 인력중 상당수는 대만 등 주요 경쟁국으로 유출된 것으로 알려져 앞으로 국내기업들의 산업경쟁력에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삼성경제연구소는 28일 「R&D투자 위축실태와 활성화방안」보고서를 통해 『기업들이 자금난을 이유로 R&D투자를 우선적으로 줄이면서 연구인력의 해외유출 사태 등이 빚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인력의 경쟁적 유출 98년 국내기업의 R&D투자는 97년에 비해 12.3% 줄어든 7조7,578억원. 국제통화기금(IMF)체제 이전인 94~97년중 연평균 15.5%의 증가세를 보인 것과 크게 비교된다. 특히 기계장비와 1차금속은 전년 대비 22.2%와 16.8% 감소하는 등 제조업 전체로는 8.4% 줄어든 것으로 추산됐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이같은 R&D투자 축소와 기업간 대규모 사업교환(빅딜)으로 반도체 등 첨단산업의 핵심인력이 외국으로 유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소는 『반도체 빅딜협상으로 핵심인력 유출이 우려되는 256메가 D램의 경우 대만 경쟁업체가 인력 스카우트에 성공할 경우 개발비용과 시간을 국내업체의 10분의1 수준으로 줄일 수 있으며 그 손실은 수조원에 달한다』고 우려했다.

황폐화하는 연구기반 삼성경제연구소는 또 『R&D투자 위축으로 애써 일군 국내 기업의 연구기반이 붕괴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존 반도체보다 집적도가 1만배나 높아 영국 네이처지(誌)에 의해 「꿈의 반도체」로 소개됐던 서울대 물리학과 임지순 교수팀의 「탄소 나노튜브」연구개발이 기업의 지원중단으로 위기에 놓였다. 이밖에도 자동차 조선 등 여러 부문에서 반드시 개발해야 할 핵심기술 연구의 중도포기가 잇따르고 있다.

연구소는 『한국과 마찬가지로 경제난을 겪고 있는 일본의 경우 오히려 R&D투자를 늘리고 있다』며 『연구기반의 황폐화 현상이 계속될 경우 산업기술의 대일(對日) 종속이 더욱 심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철환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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