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념의 한 발명가가 놀라운 성능을 가진 절수(節水)용품을 개발, 세계시장 석권을 눈앞에 두고 있다.기존제품에 비해 최고 30배나 물이 절약되는 자동수도꼭지와 샤워기를 발명해 특허를 낸 박연수(朴連洙·59·충북 청주시 용암동 자력개발 대표)씨.
박씨는 요즘 세계 어느 가정이나 자신이 개발한 수도꼭지를 달아 물기근 문제를 저절로 해결하는 「꿈같은」 모습을 그리곤 한다. 다음달이면 절수용 수도꼭지와 샤워기 금형제작이 끝나 곧바로 대량생산, 미국 영국 독일 중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 6개국에 본격 수출되기 때문이다. 이들 나라에는 이미 제품에 대한 국제특허출원을 해두었다.
수도꼭지는 중력과 수압을 이용, 자동으로 개폐되면서 손이나 그릇을 대면 물이 나오고 치우면 멎어 물의 유실과 넘침이 없다. 샤워기는 위로 들면 물이 나오고 내리면 멎는 등 필요할 때만 물이 나온다. 이 수도꼭지와 샤워기를 갖추면 기존의 싱글레버 제품에 비해 물 사용량을 20~30배 가까이 절약할 수 있는 것으로 실험결과 증명됐다. 개폐를 위한 별도의 조작이 필요없기 때문에 제품가격은 기존 제품의 절반 정도가 될 전망이다.
박씨의 발명품은 일찍부터 물부족 문제를 인식하고 있는 외국에 더 알려져 있다. 발명직후인 96년 11월 칠레 산티아고에서 열린 국제무역박람회에 출품, 현지 언론과 바이어들의 극찬속에 수출상담이 쇄도했고 유엔본부에서는 절수운동용 견본으로 500개를 예약하기도 했다.
수도꼭지 한 분야에만 50여건의 특허권을 갖고 있는 박씨가 절수용품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충북 청원군 강내초등학교에서 교편을 잡고 있던 90년대 초. 박씨는 우연히 학교 운동장의 수돗가에서 수도꼭지 고장으로 물이 콸콸 흘러나오는 것을 보고 『필요할 때만 물이 나와 물낭비를 줄이는 수도꼭지는 없을까』하는 생각을 하면서부터다. 직접 시제품을 제작, 일부 대중목욕탕에 설치해 본 결과 물절약 효과가 대단하다는 업주들의 말에 용기를 얻은 박씨는 96년 8월 교장자리를 내놓고 퇴직금을 더욱 정교한 제품개발에 투자했다.
박씨는 『단순히 물사정이 안좋으니 절약해야 산다는 당위성만을 강조하는 물정책은 물부족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며 『우리 정부도 선진국처럼 각종 절수용품 개발에 많은 투자를 하는 등 실질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주=한덕동기자dd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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