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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칸 대공습] 음식등 바닥… 100만이상이 도시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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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칸 대공습] 음식등 바닥… 100만이상이 도시떠나

입력
1999.04.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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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고 폴리타카지 여기자 미얄코비치 본보에 e메일 3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대유고 공습 이후 한국일보에 E-메일로 「발칸의 상황」을 전하고 있는 유고 폴리티카(POLITICA)지의 알렉산드라 미얄코비치기자가 27일 3보를 보내왔다. 그는 「베오그라드의 깊은 상처」를 생생히 전하면서 『이 편지가 지구상에서 마지막으로 쓰여지는「전쟁보고서」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베오그라드 인근 화학공장과 정유공장이 폭격당하는 바람에 공기가 오염돼 애를 먹고 있다. 며칠전「산성비」를 맞고 난 뒤 나와 친구들은 구역질과 메스꺼움으로 괴로와하고 있다. 사흘전 세르비아 국영방송국(RTS)이 폭격당한 뒤 거대한 먹구름이 몰려오면서 이곳 사람들은 두통과 미열, 가려움증에 시달리고 있다.

폭격당한 방송국 앞에는 수천명의 베오그라드 시민들이 모여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RTS 방송국 앞에는 96년말과 97년초에도 수천명의 베오그라드 시민들이 모였었다.

그러나 그때 시민들이 모인 것은 정반대의 이유에서였다. 당시 시민들은 밀로셰비치 대통령의 꼭두각시 노릇을 하는 국영방송에 항의하기 위해 몰려들었다.「TV 바스티유감옥」에 반기를 들고 언론의 자유와 독립을 외쳤던 평화적 시위는 그러나 당시 서방의 지지를 받지 못했다.

나는 이제 공습 때마다 사무실에 앉아서 죽은 친구들을 떠올리지 않으려고 애쓴다. 내가 일하는 이곳 「폴리티카」 건물이 나토의 다음 공습 목표가 될 지도 모른다는 공포를 떨쳐버리려고 애쓴다. 딸과 함께 거리를 걸으면서, 하늘에 떠있는 거대한 먹구름은 보통 구름일 뿐이라고 아무렇지도 않게 말했다.

우리는 나토 공습이 단행되기 이전에 세르비아계와 알바니아계 주민들간 합의가 이뤄질 수 있었다고 믿고있다. 공습이 한달을 넘긴 지금도 국제기구의 협력만 있다면 평화적 해결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

우리의 믿음이 나토의 공습으로 그늘지는 가운데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다. 전쟁의 끔찍한 상흔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상처의 깊이를 더해갔다.

어제는 5명의 어린이들이 코소보 마을주변의 공터에서 폭탄이 터져 숨졌다. 며칠 전에는 한 여자아이가 정원에 두고 온 인형을 가져오려고 방공호 밖으로 나갔다가 공습으로 숨졌다. 환자들이 넘쳐나는 병원은 많은 부상자들을 집으로 돌려보내고 있으며, 음식과 의약품은 바닥이 났다.

고향과 조국을 등지는 피난민의 행렬이 늘어나고 있다. 백만명이 넘는 유고 시민들이 도시를 떠나 시골로, 조국을 떠나 해외로 향하고 있다.

나는 이 편지가 지구상에서 마지막으로 쓰여지는 「전쟁보고서」가 되기를 바란다.

/정리=김지영기자 kimj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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