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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물리] '나운규'로 되살아난 '아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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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물리] '나운규'로 되살아난 '아리랑'

입력
1999.04.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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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달 6일부터 공연 -저주 받은 영화 「아리랑」이 극단 물리의 「나운규」로 살아 난다. 천재 영화인 나운규가 불과 24세(26년)때 발표했던 헌국 최초의 영화이지만, 화마에 휩쓸려 이 땅에서는 흔적을 찾을 수 없게 된 작품이다.

극은 한국 영화사의 막을 열었던 막역지우 춘사 나운규(1902~1937)와 금원 윤봉춘(1902~1975) 두 사람간의 인생역정이다. 분방한 성격의 예술인 춘사와 견실한 제작자 금원의 관계는 그 동안 세간에서 두서없이 회자돼 왔던 터. 그러나 연극으로는 이번에 첫 조명된다.

노년의 금원에게 춘사의 혼이 찾아 와,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펼쳐지는 이야기다. 춘사가 금원의 품 속에 안겨 비로소 안식하고, 금원은 친구의 영화 속으로 들어가 이승을 하직한다는 슬픈 줄거리다. 나운규에 강신일, 윤봉춘에 한명구 등 39세 동갑나기 두 배우의 연기는 요즘 보기 힘든 원숙한 버디상(buddy像)을 예고한다.

중견 극작가 정복근(53)씨의 잘 구워진 대본부터 화제였다. 나운규_윤봉춘의 우정은 극의 재료로서 그가 10년 전부터 사실적 무대와 추상적 무대를 넘나들며 습작으로 수차례 구상해 오고 있던 터였다.

그러다 최근 들이닥친 총체적 난국이 연극에게 순수냐 흥행이냐의 택일을 강요하던 당시 상황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인식에 도달, 재검토하게 됐다.

그는 『연극, 영화인이 현실에 맞서 얼마만큼 자신을 지켜낼 수 있느냐는 문제』라며 작품을 압축했다. 악극 등 단순한 복고취향의 흥행 무대가 아닌, 『미련하도록 진지한 연극』이라는 설명이다.

「나, 김수임」 「덕혜옹주」등에서 입증된 연출자 한태숙씨와의 앙상블이 어떻게 이어질 것인 지도 관심. 또 윤봉춘의 셋째딸인 배우 윤소정(55)이 출연해, 잔잔한 감동을 불러 일으킨다. 서두에 등장, 어릴 적 뵌 아버지의 기억을 담담히 반추하는 역할이다.

영화 「아리랑」은 39년까지 상영된 것으로 기록은 전한다(1시간 50분). 원본 필름은 현재 아베 오시시게(安部善重)라는 일본인이 5, 6벌 소장하고 있다는 설이 가장 유력하다.

그러나 『통일이 되면 반납하겠다』 『대통령의 공식 요청이 있으면 반환하겠다』는 등의 태도로 일관해 오고 있다. 과연 갖고 있는 지, 진작에 소실돼 버렸는 지, 존재여부조차 불투명하다.

이 연극은 지난 해 「레이디 맥베스」등 비중있는 창단준비공연작으로 관심을 모은 극단 물리의 본격 출범 선언작이다. 5월 6~23일 문예회관 소극장. 화~일 4시 30분, 7시 30분. 월 쉼. (02)737_2723~4

/장병욱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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