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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전막후] 원작의 유명세가 버거운 패러디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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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전막후] 원작의 유명세가 버거운 패러디극

입력
1999.04.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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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극단 몸 '강철군단' -『벗는 연극으로 소문 난 덕에 관객은 들지만, 메시지 전달에는 오히려 실패한 듯 합니다』 극단 몸의 「강철군단」에서 해설자로 출연중인 중견 배우 정재진(47)의 속내가 편하지 않다. 인기 팝에다 서구식 유머까지 적당히 어울린 쇼로만 다가오고 있지는 않은가 하는 염려다.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건장한 남자 네 명의 스트립쇼는 희한한 볼거리임에 틀림없다. 영화 「풀 몬티」를 각색, 우리 경제난으로 빚어진 웃지못할 여파를 그리자는 의도다. 그러나 웃기는 해프닝에서 그치고 말지는 않을지.

『집으로 오는 길 쓸쓸하고 외로워. 다시 시작해…』 정재진이 록 반주에 맞춰 부르는 노래에는 시대를 호흡하는 연극으로서 작품의 의의를 새삼 붙들고 있다. 『평일에도 공원은 살아있네. 직장에서 잘린 분 다 있네』, 『온 가족 모두 실업자. 피할 길은 전혀 없어』 등 창작곡 3편에서는 외국 작품의 우리 연극적 변용의 가능성이 비친다.

『니 속에 할매가 들어 있는 갑다』 스트리퍼로 나서게 됐다는 아들의 고백을 접한 아버지가 세상을 뜬 모친 이야기를 들려주며 하는 말이다. 남편이 일제에 징용됐다는 소식에, 「온몸」으로 시위했다는 사연이다. 적수공권인 사람에게 「벗는다는 것」이 무언지 새삼 깨우치려 극은 애쓰고 있다.

5월 9일까지 인켈 아트홀에서의 초연을 끝낸 극은 성남아트홀측의 초청으로 잇달아 재공연에 들어 간다(5월 31일까지). 창작 신곡을 더 보태, 「역설적 코미디 뮤지컬」이라는 본래 색깔을 보다 선명히 하겠다는 각오다.

원작의 유명세에 압도된 패러디극의 몸짓은 버겁다.

/장병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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