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공산 데이콤이 LG그룹으로 바짝 다가섰다.27일 저녁 김대중(金大中)대통령주재로 열린 정·재계 간담회에서 구본무(具本茂) LG그룹 회장은 『데이콤을 인수해 운영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LG그룹이 전국민이 주시하고 있는 공개석상에서 데이콤 인수의사를 분명히 한 것이다. 이로써 일부 부처와 경쟁그룹의 공개적인 제지에도 불구, LG의 데이콤 지분인수는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구회장의 이날 「데이콤 인수」발언은 4개월여만에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이후 사실상 첫 발언이다. 그만큼 「준비된 발언」인 셈이다. 김대통령 앞에서 공식화한 「LG의 데이콤 인수」는 크게 두가지 걸림돌을 제거하는 계기로 작용할 전망이다.
구회장의 발언은 우선 95년이후 데이콤경영권확보에 그룹사활을 걸었던 동양과 데이콤을 통해 통신서비스시장에 진출하려는 삼성 등 두 그룹의 견제작전을 무력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김대통령은 물론 주요그룹 총수와 채권은행장들이 배석한 자리에서 LG와 데이콤의 관계를 공론화함으로써 김대통령의 추인을 받은 모양이 됐기 때문이다.
그동안 LG그룹에 대한 「데이콤지분 5%제한」을 주장해온 정보통신부도 이번 정부·재계간담회를 계기로 「족쇄풀기」에 적극적인 입장으로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
정통부 고위관계자는 『전화회사에 대한 동일인 지분제한을 완전 개방한 상황에서 LG만 계속해서 5%로 제한한다는 것은 역차별 소지가 있다』며 『LG그룹에서 요청이 들어오면 긍정적으로 검토키로 원칙적인 내부방침을 정해놓고 있었다』고 말해 이같은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
LG그룹은 이번 정·재계 간담회를 통해 개인휴대통신(PCS)사업자인 LG텔레콤에 이어 대형 유선전화회사인 데이콤경영권 확보의 토대를 마련함으로써 종합 정보통신회사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특히 LG그룹은 데이콤이 최대주주인 자본금 9,000억원규모의 초대형 시내전화회사인 하나로통신의 경영권도 함께 인수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게됐다.
이에따라 국내 통신시장은 한국통신과 SK, LG그룹 의 3파전 양상을 보일 전망이다. 한편 데이콤의 주요주주는 삼성그룹이 17.25%로 가장 많고 이어 동양(16.68%) 현대(5.25%) LG(4.21%) 등의 순이다. 그러나 LG는 관계사 및 우호지분을 포함해 총 33%를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광일기자 goldpar@hk.co.kr
(C) COPYRIGHT 1999 THE
HANKOOKILBO
(C) COPYRIGHT 1998 THE HANKOOKILBO -
KOREALINK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