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하철 노조의 파업철회로 27일부터 지하철운행이 정상화했지만 파업 참가 노조원들과 이탈 노조원들 사이에 충돌이 빚어지는등 「파업후유증」이 심각하다. 특히 복귀시한을 넘긴 노조원에 대한 직권면직심사 등 징계절차가 시작된데다 장기농성에도 불구하고 노조가 얻어낸 것이 거의 없는 무력감마저 겹쳐 「노-노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27일 오전 검수·정비·관리직 694명이 대부분 복귀한 군자차량기지에서는 일찍 복귀한 노조원과 끝까지 농성장에 남았던 노조원들이 오전내내 시비를 벌이던 끝에 주먹다짐까지 오가 경찰이 출동하는 사태로 치달았다. 검수부 김모(32)씨는 『현장 업무감각을 되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노조원들 사이의 불신과 갈등을 극복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걱정했다.
또 이날 오전 서울 성수승무사무소에서는 농성장에서 돌아온 노조원들이 조기복귀한 노조원의 옷장을 부수는 소동이 벌어졌다. 파업철회 직후인 26일 밤10시 서울 종로승무사무소에서는 노조원 70여명이 난동을 부리기도 했다.
파업도중 조기복귀한 노조원을 「왕따」시켜 사법처리되는 사례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이날 지하철 파업에서 이탈한 동료 노조원을 폭행한 노조원 오모(33·역무원)씨 등 2명에 대해 폭력행위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들은 26일 오후10시께 서울 종로5가 지하철역 역무실에서 『인간적으로 그럴 수 있느냐』며 먼저 복귀한 동료 김모(40)씨의 얼굴 등을 때린 혐의를 받고 있다. 서울 용산경찰서와 마포경찰서도 부역장을 폭행한 노조원 최모(29)씨와 동료노조원을 폭행한 송모(38)씨 등에 대해 같은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에 따라 지하철공사는 본사와 차량기지에 「왕따신고전화」를 개설했으며 경찰도 일선경찰서에 「지하철왕따사건 수사전담반」을 편성, 폭행사건 관련 노조원 전원을 사법처리하는 등 강력 대응키로 했다. 이날 「왕따신고전화」와 수사전담반에는 각각 20여건과 17건이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들어갔다.
하지만 참여연대 김형완(金炯完)연대사업국장은 『「왕따신고전화」개설 등이 자칫 지하철 노사간 또다른 불신의 씨앗이 될 수 있다』며 『노사가 머리를 맞대고 사태를 수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박천호기자 toto@hk.co.kr 이주훈기자 ju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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