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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무비리 수사뒷얘기] 수사팀은 모두 군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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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무비리 수사뒷얘기] 수사팀은 모두 군필자

입력
1999.04.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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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병무비리 사건으로 합수부에 소환돼 조사받은 1,000여명은 90년 이후 비리 사건으로는 최대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건국대 사태와 연세대 사태 등 공안사건 수사에서 1,000명 이상의 대학생들이 소환, 조사받은 적은 있지만, 단일 비리사건 수사에서 이처럼 많은 사람이 조사받은 것은 전례가 드문 일이다.○…이번 사건에는 형사처벌이 가능한 공소시효(5년)가 지나 「수사대상」에서 제외된 유명 인사들도 적지않았다는 후문이다. 영화배우겸 탤런트인 박모씨는 허리디스크 등 석연찮은 이유로 5급 판정을 받아 병역이 면제됐으나 시점이 94년이라 사법처리대상에서 제외됐다.

○…뇌물을 건넨 부모들은 대부분 수사기관의 계좌추적을 우려, 수표 대신 현찰을 건넨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부모들은 휴대가 간편한 쇼핑백에 돈다발을 숨겨 건넸으며, 뒷거래는 주로 병무청직원 등 알선자들의 승용차 안에서 이뤄졌다. 이들은 자식이 양심의 가책을 느낄 것을 우려, 대부분 자식들에게는 병역면제 청탁을 비밀로 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뇌물을 받은 전·현직 군의관 16명이 대거 구속되자 이들이 소속된 국군수도병원은 한때 업무가 마비됐을 정도. 특히 신체검사의 핵심인 안과 정형외과 외과 과장 3명 모두가 연루돼 쇠고랑을 차는 바람에 병원 일손이 크게 모자랐다. 또 사건에 연루된 브로커중 병무청 공무원이 전체의 50% 이상을 차지, 병무담당 공무원들이 「염불」 보다 「잿밥」에 더 관심이 많다는 사실이 입증됐다.

○…검찰 수뇌부는 수사팀을 모두 「군필자」들로 구성, 병무청에 파견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중 합수부팀장을 맡아 5개월간 수사를 지휘해온 서울지검 특수3부 민유태(閔有台)부부장검사는 공군병장 출신으로 백령도 등에서 35개월11일간 꼬박 근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박진영(朴珍永) 최석두(崔錫斗)검사는 군법무관으로, 김경석(金京錫)검사는 해안경비를 섰던 것으로 전해졌다.

○…병무비리를 사실상 총괄한 이명현(李明鉉)국방부 고등검찰관은 지난해 육군본부 병무청모병연락관 원용수(元龍洙)사건 때부터 꼬박 1년동안 병무비리 수사만 전담했다. 진단서와 병적카드만 봐도 신체등급이 조작됐는지 여부를 알 수 있는 「전문의」 수준. 완벽하게 등급을 조작했다고 생각, 범행 일체를 부인하던 군의관과 청탁자들이 줄줄이 이검찰관 앞에서 항복했다.

○…합수부는 서울지역에서 재신검을 받아 면제된 3,000여명의 병적카드와 정밀진단의뢰서 등을 대조, 혐의자를 소환하려 했으나 금품이 오고 간 사실을 입증하기 어려워 수사에 애를 먹었다. 합수부는 당초 방침을 바꿔 부정판정을 한 군의관들을 집중 추궁, 혐의사실을 밝혀낸 후 「면책」을 조건으로 여죄까지 자백을 받았다.

○…수사가 진행되면서 군내에서 힘있는 기무와 헌병소속 수사관들이 병무청탁을 수시로 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해당기관들이 바짝 긴장. 실제로 상당수의 군의관들은 『수도병원과 병무청에 상주하는 기무 헌병요원의 청탁으로 돈을 받지 않고 청탁을 해결해 줬다』는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합수부는 이들에게 적용할 법적근거를 찾지 못해 사법처리를 하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정덕상기자 jfurn@hk.co.kr 박정철기자 parkjc@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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