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정부·금융기관 간담회는 27일 저녁 청와대에서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 2시간 동안 진행됐다. 긴장이 극에 달해 만찬 조차 숨죽인 분위기에서 진행되자, 김대중 대통령은 김우중 대우회장과 정몽구 현대회장 등에게 조크를 던지며 부드러운 무드를 조성했다.김대통령은 특히 구조조정 이행의 부진사례로 꼽히는 김우중회장에게 『엘리자베스 영국여왕이 왔을 때 체어맨을 탄 이후 더 많이 팔리느냐』고 묻는 등 세심한 배려를 했다.
김회장은 『영국신문이 엘리자베스여왕의 대우자동차 방문을 보도, 좋은 선전이 됐다』면서 『대통령께서 배기량 2,400cc 차량을 타고있는 장관들에게 큰 차를 타라고 해달라』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나에게 세일즈해서 차가 많이 팔리면 청와대에 뭣을 주느냐』고 조크를 했다. 이에 정몽구회장이 『대우자동차 얘기만 하시느냐』며 『새로 나온 4,500cc 에쿠스를 청와대에 기증할테니 한번 타보시라』고 권했다.
김대통령은 또 김회장과 정회장에게 계열사의 파업상황을 물은 뒤 다시 김우중회장에게 『구라파에 대우 소형차가 많이 수출되느냐』고 묻자, 김회장은 한동안 수출호황을 자랑했다.
이어 정몽구회장은 『기아와 현대차의 수출 및 내수시장이 거대하고 공장 사이즈가 20조원에 달한다』고 호언했다. 김대통령은 또 손길승 SK회장, 이건희 삼성회장에게 각각 이동통신 및 반도체 시장에 대해 묻고 두 회장은 상세히 답변했다.
김대통령이 특히 구본무 LG 회장에게 『반도체 빅딜에 협력한 점 감사한다』고 치하하자 구회장은 『앞으로 정보통신산업에 집중하려한다』면서 『데이콤을 인수해서 운영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영성기자 leey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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