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보단 밀로셰비치 대통령과 알력관계에 있던 부크 드라스코비치(52) 신유고연방 부통령이 혼란스런 어법으로 나토를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밀로셰비치를 맹비난하는가 싶더니 정부 입장에서 유엔에 평화군 진주를 요청한다는 등 종잡을 수 없는 발언을 쏟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25일 유고 TV방송에 출연, 『「나토가 궤멸직전이며 러시아가 군사적으로 유고를 도울 것」이라는 정부의 선전은 거짓』이라며 『현 정권은 세르비아민족에 대한 거짓말을 멈추고 진실을 말해야 할 것』이라고 밀로셰비치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서방측은 즉시 유고 지도부 내부분열 조짐으로 분석했다. 공습이후 세르비아 민족주의가 더욱 강고해진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처음 불거진 고위급의 반대 목소리였기 때문이다.
그는 더욱이 『유엔 안보리의 위임을 받은 평화유지군의 주둔은 매우 필요하다』며 어떠한 형태의 외국군 주둔에도 반대해 온 밀로셰비치에 정면으로 맞섰다.
그러나 다음날 『나의 발언은 연방정부의 입장』이라는 설명을 곁들여 분열조짐에 대한 의혹을 일축했다.
이번에는 서방측도 조심스런 분위기다. 일단 그의 발언이 사실이라면 나토의 고강도 공습에 유고 지도부가 정책변화를 시도하는 것으로 볼 수 있지만, 그가 종종 튀는 발언으로 유고 지도부내에서 「돌출 행동가」로 평가받고 있기 때문이다.
야당 출신의 온건파인 그는 93년 밀로셰비치 정권에 저항하다 투옥돼 외국에 널리 알려졌다. 당시 국제여론에 힘입어 석방된 그는 다시 한번 세력을 규합해 밀로세비치에 대항했지만 반 밀로셰비치 전선의 분열로 힘을 잃고 지난 1월 유고연방 부통령으로 밀로세비치와 손을 잡았다.
/김정곤기자 kimj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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