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하는데 세계에서 가장 혜택을 누리는 여성은 아마도 베트남 여성일 것이다. 결혼승낙에서 결혼식을 마칠 때까지 금전적 비용을 포함한 거의 모든 부담을 신랑측이 질 정도로 베트남에서 혼인예식은 전적으로 여성에게 편의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치러진다. 신랑집안에서 신부를 모셔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신랑측은 예식비용을 비롯해 폐물, 신부의 의상, 음식뿐만아니라 심지어 신부집안을 위한 현금까지도 준비해야 한다. 이는 지금까지 신부를 잘 키워준 데 대한 감사의 마음을 표시하는 것이라고 한다.
베트남의 결혼식 절차는 매우 독특하다. 결혼식은 보통 하루 동안 3번에 걸쳐 치러지는데 오전에는 전통혼례식으로 신부집과 신랑집을 오가며 치르고 저녁에 호텔이나 식당에서 파티형식의 결혼식을 올린다.
베트남의 전통혼례식은 우선 신랑측이 신부집을 방문해 준비해간 음식과 패물, 의상, 현금 등을 신부집에 선물하고 일가친척을 모신 가운데 진행된다. 이 행사가 끝나면 신부측이 신랑측에서 준비한 음식과 패물, 현금 등을 정확히 반으로 나눈 뒤 이를 신랑측으로 보내 다시 한번 신부집에서 치렀던 방식과 동일한 혼례식을 치르는데 이는 양쪽집안이 모든 일을 함께 나누며 하나됨을 기원하는 의미를 갖는다고 한다.
이처럼 베트남에서 여성이 대접을 받고 있는 사실은 비단 결혼식뿐만 아니다. 보통 중국문화의 영향을 받은 아시아권 다른 국가들이 남성위주의 문화를 이어가고 있는데 반해 베트남은 사회전반에 남녀평등에 대한 인식이 자연스럽게 형성되어 있어 정부의 고위관리나 국영기업의 중요한 직책을 많은 여성들이 차지해 능력을 마음껏 발휘하고 있다.
이러한 사실을 보면 비록 아직 경제가 발전하지 않았지만 오히려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국가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부럽기까지 하다.
김소은·KOTRA 호치민무역관원 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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