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안택수(安澤秀)대변인은 27일 주요당직자회의 브리핑의 3분의1을 고승덕(高承德)변호사의 「변호」에 할애했다. 이날 아침 당무회의에서 서울 송파갑 재선거 후보로 확정된 고변호사를 둘러싼 「잡음」들을 해명하기 위한 것이었다.소문은 우선 고변호사가 국민회의의 공천을 따내려다 여의치않자 한나라당으로 방향을 틀었다는 것. 이에 대해 안대변인은 『고변호사가 국민회의 공천을 받으려고 정균환(鄭均桓)사무총장을 만난 것으로 보도됐는데, 공천때문에 만난 것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안대변인은 또 부인과의 별거설에 대해서도 『사실 확인 결과 부인은 현재 두명의 자녀를 공부시키느라 미국에 있다고 한다』는 고변호사의 해명을 전했다.
고변호사 자신도 이날 한나라당 당사에서 가진 기자들과의 일문일답에서 『국민회의측 송모변호사의 출정식에 갔다가 후배와 함께 그쪽 당사에 가 정총장과 인사한 적은 있으나 국민회의 공천을 위해 어떠한 행위도 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력서 제출」문제가 제기되자 『공천 신청용이 아니었다』는 궁색한 답변으로 피해갔다.
상황이 이쯤되자 한나라당도 크게 당혹해하는 분위기다. 이회창(李會昌)총재는 『고변호사는 서울대법대 김철수(金哲洙)교수의 애제자로, 그 그룹은 의리있는 사람들로 유명하다』며 고변호사의 「변절의혹」 확산을 가로막고 나섰다. 이총재는 또 『원래부터 고변호사는 한나라당 성향이었는데 여당의 힘에 끌려갔다가 다시 제위치를 찾은 것으로 볼 수 있지 않느냐』고도 말했다.
한 핵심당직자는 『누구나 정치에 입문할 때 한번쯤은 호된 신고식을 치르기 마련』이라며 『고변호사의 경우는 크게 보면 「야당의 설움」과도 관련있는만큼 더이상 문제삼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정치지망생들은 아무래도 집권여당쪽을 먼저 쳐다보기 마련이라는 뜻으로 사실상 소문이 근거가 있음을 인정하는 것이었다.
/홍희곤기자 h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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