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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정동필과 손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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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정동필과 손정의

입력
1999.04.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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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계 일본인 나카지마 겐기치(中島健吉·78)씨는 89년 일본 제일의 부자가 됐다. 그해 9월 미국의 경제전문지 포천에 게재된 세계 30대 부호 명단에 처음 오른 것이다. 당시 그의 재산은 5,000억엔 정도로 평가됐는데, 세계랭킹은 27위였다. 그러나 표지에는 엘리자베스여왕 등 그보다 순위가 앞선 다른 부호들의 사진보다 그의 사진이 크게 실렸었다. 상속재산이 아니라 자수성가한 입지전적인 재산형성 과정을 높이 평가한 것이다.■도쿄 근교 기류(桐生)시로 인터뷰하러 갔을 때 그는 일본인 비서의 배석을 물리치고 우리말로 응대했다. 재산을 모은 과정을 묻자 그는 양복 저고리를 벗더니 자신의 어깨를 만져보라면서 레일운반 노동을 하도 많이 해 어깨의 돌기뼈가 문드러져 버렸다고 말했다. 만져보니 정말 그랬다. 그렇게 고학을 한 그는 전후 빠찡꼬 기계 제조사업으로 떼돈을 벌었다. 정동필(鄭東弼)이라는 한국이름을 버린 것은 사업 때문이었다.

■올해는 재일동포 3세출신 손정의(孫正義·42)씨가 일본 제일의 부자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의 최근 보도를 보면 올 들어 그의 회사인 소프트뱅크와 야후재팬 주식이 폭등해 6,840억엔의 재산을 가진 세이부 철도의 쓰쓰미 요시아키(堤義明)를 제치고 일본최고 재산가로 등극하게 됐다는 것이다. 야후재팬 주식은 이달 초 한때 주당 6,000만엔을 돌파했으며, 소프트뱅크 주식만도 6,600억엔을 넘는다고 한다.

■그는 고교를 중퇴하고 미국유학을 다녀와 81년 아르바이트생 두 명을 고용해 소프트뱅크사를 차렸다. 세계최고가 되겠다는 의욕으로 아이디어 개발에 전념해 「일본의 빌 게이츠」란 별명을 얻었다. 그가 정동필씨와 같은 점은 일본제일의 부자가 됐다는 것, 재일동포 출신이라는 점이다. 다른 점은 버렸던 한국이름을 되찾은 것과 돈 버는 방법이다. 사이버 시대에는 창의성과 아이디어가 돈이라는 것을 그의 성공이 말해 주고 있다. /문창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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