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바이러스로 인한 사상 최악의 「PC바이러스 대참사」가 일어났다.26일 활동을 개시한 「CIH바이러스」는 국내 컴퓨터 역사상 최대규모의 피해를 기록하며 전 산업계에 엄청난 피해를 몰고왔다. CIH바이러스는 이날 정보기술 전자 건설 유통등 전 산업계와 가정 컴퓨터의 15%인 100만여대를 순식간에 고철덩어리로 만들어 버렸다.
이번 「바이러스 대참사」는 그동안 가볍게 여겨온 컴퓨터바이러스에 대한 사회적 분위기에 일대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컴퓨터도 바이러스에 걸리나」, 「컴퓨터에도 백신이 필요해?」라고 농담처럼 지나쳤던 컴퓨터바이러스에 대한 종합적인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이번 악성 바이러스는 국내 PC 이용 환경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유명 CD롬을 통해 집중 유포된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있다. 컴퓨터 이용자들의 절반가량이 사용하는 「천리안98」CD롬을 비롯해 쉐어웨어 소프트웨어(SW)모음집 CD롬등에서 「CIH바이러스」가 발견된 것이다.
이와함께 주요 SW업체들의 업그레이드용 SW도 일부 감염된 채 보급된 것으로 밝혀졌다. 시중에 유통되는 대표적 SW들이 상당수 감염된 불량 제품이었던 것이다. 「CIH바이러스」의 가공할 파괴력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대책은 고사하고 피해 현황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새로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정보화 부작용」에 대한 정부의 대처능력에 치명적인 허점이 드러난 셈이다. 주무부처인 정통부의 경우 각 실국별로 서너대의 PC가 CIH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드러나 일반 행정부처의 피해규모를 짐작케하고 있다.
CIH바이러스의 피해규모는 총 3,000억원 규모로 추정되지만 중요한 데이터 손실을 감안하면 그 피해는 이보다 훨씬 클 것으로 전망된다.
중견 무역업체의 한 관계자는 『20여대의 PC 하드디스크가 완전히 없어져 중요한 수출신용장 개설을 하지 못했다』고 안타까워 했다.
바이러스백신프로그램 제작업체인 ㈜하우리의 한 관계자는 『CIH바이러스에 감염된 컴퓨터는 하드디스크를 새로 교체해야 할 실정』이라며 『바이러스가 갈수록 악성화하고 있어 정부차원의 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 CIH바이러스란
지난 해 4월 26일 대만에서 만들어진 악성 바이러스. 「CIH」는 유포자의 이니셜을 따 붙여진 이름. 국내에는 지난 해 6월 처음으로 발견됐다. 감염경로는 인터넷이나 CD롬. 이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PC 하드디스크에 저장돼있는 데이터가 완전히 삭제되며 부팅조차 되지 않는다.
일부 데이터를 제외하곤 데이터 복구가 불가능하다. /김광일기자 goldpa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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