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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총학]폭력시위 반대,화염병 2천개 옮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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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총학]폭력시위 반대,화염병 2천개 옮겨

입력
1999.04.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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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시위는 하지 마세요』서울지하철 노조의 서울대 농성이 장기화하고 화염병과 쇠파이프가 난무하자 학생들이 폭력시위에 적극적으로 반대하고 나섰다.

서울대 총학생회는 교내에 대한 압수수색영장 발부 다음날인 24일 학생회관에 보관돼 있던 화염병 2,000여개를 모아 공대 건물 등으로 옮겼다. 총학생회측은 『지하철 노조의 파업은 원칙적으로 지지한다』면서도 『공권력 투입은 물론 폭력 시위에 대해서도 반대한다』고 밝혔다. 총학생회 관계자는 『압수수색이 실시될 경우 폭력시위의 증거물이 될 수 있어 화염병과 공병 등을 다른 곳으로 옮겼다』고 설명했다.

서울대는 총학생회가 옮겨놓은 화염병을 손쉽게 수거해 관할 관악경찰서에 제출, 폭력시위 확산 저지에 큰 몫을 했다. 서울대가 제출한 화염병은 트럭으로만 2대분이고 교내에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전체 화염병(4,000여개)의 절반에 해당하는 숫자. 특히 서울대는 시간별로 정리한 상황일지를 통해 『24일 총학생회와 합의 아래 34동에서 화염병을 수거했다』고 밝혀 관심을 끌었다.

일반 학생들도 농성 초기와는 달리 시위가 폭력적으로 변하면서 교내 곳곳이 파헤쳐지고 통학에 불편을 겪자 『너무하는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학생들의 불만은 서울지하철 노조원들이 25일 밤 5시간 가량 상아탑의 상징인 도서관을 점거한 직후 최고조에 달했다. 외부인에 의한 중앙도서관 점거는 서울대 개교이래 처음이어서 학생들의 반발은 더욱 컸다. 당시 도서관에는 1,000여명의 학생들이 있었으며 노조원들의 진입으로 상당수가 서둘러 짐을 꾸려 밖으로 나왔다. 도서관 6층의 대학원 열람실은 휴일에도 24시간 개방하는 곳이어서 미처 노조원들의 진입을 막을 수 없었다.

서울대는 노조의 중앙도서관 점거사태와 관련, 이기준(李基俊)총장 명의의 성명을 통해 『학문의 지성소(至聖所)인 도서관이 노조에 의해 불법 점거돼 참담함을 느낀다』며 『노조원과 폭력시위대는 즉각 학교에서 철수하라』고 촉구했다. 서울대측은 그 동안 노조원들의 숙소로 사용되던 자연대 인문대 등의 강의실을 잠그고 피해에 대해서는 민·형사상의 책임을 물을 방침이다.

재료공학부 4학년 윤모(23)씨는 『그 동안 노조원들의 입장을 생각해 학생식당 이용도 자제하고 지지하는 편에 섰었다』며 『하지만 수천명의 학생들이 공부하는 도서관을 아무런 동의도 없이 점거한 것은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라고 말했다. 이상연기자 kubri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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