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40대가 주류라는게 이상했어요』.지난해 8월 제주에서 열린 한국철인3종경기에 참가한 김성우(23·조선이공대 자동차학과1년 휴학)씨. 수영(3.9㎞) 사이클(180.2㎞) 마라톤(42.195㎞)을 합쳐 모두 226.3㎞를 달리는, 이른바 「철인경기」에 출전한 선수들 가운데 20대가 가장 적었던 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는 사람만이 완주할 수 있다는 철인3종경기는 체력이 아니라 정신력 경기라고 할만하다. 김씨의 말마따나 총 107명의 참가선수중 30대(47명)가 가장 많고 40대(30명) 20대(26명)의 순. 나이가 들수록 자신을 초월해보고 싶은 욕구가 강해지는 모양이다.
처녀출전으로 완주한 김씨는 『40대 가장이 장애인인 딸의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대회에 참가해 끝까지 뛰었다는 말을 듣고 감격했다』며 『정신이 건강한 사람이 아니라면 절대 완주를 할 수 없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지난해 참가할 당시에는 김씨는 군인신분. 해군 해난구조대 병장으로 2박3일 특박을 틈타 출전했다. 부대 상관의 권유로 도전을 결심한 지난해 1월부터 위험수당을 모아 사이클을 사고 일요일 등 쉬는 날에는 달리기를 하며 「그날」을 준비했다.
대회가 시작된 8월13일. 수영이나 구보는 자신이 있었지만 사이클로 장거리를 달리기는 처음. 「졸음운전을 조심하라」는 말은 들었지만 실제로 사이클 위에서 눈이 잠기는 자신을 발견하고는 놀랐다.
할아버지가 자신을 추월하고 여자선수가 수영에서 해난구조대출신인 자기보다 더 앞서 나가는 것을 보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 하지만 그는 끊어질 것 같은 허리통증을 이기고 규정시간인 17시간보다 5시간여 빠른 12시간15분에 15위로 들어와 대회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처녀출전으로 대단한 기록이었기 때문.
김씨는 운동선수출신이 아니다. 체력이 좋다고 느낀 적도 없다. 다만 뭔가를 배우고 느낄 수 있을 것 같아 특수부대를 자원했고 마찬가지로 철인경기에도 출전했다.
김씨는 『달리고 나니 세상이 달라져보이고 나 자신이 자랑스러웠다』며 『20대 신세대들이 더 많이 출전하고 완주를 했으면 좋겠다는 느낌을 가졌다』고 말했다.
철인이 된 신세대는 향후 몇년내 한국신기록(9시간54분10초)을 달성하고 레저스포츠쪽으로 직업을 가지는 것이 꿈이다. 정진황기자 jhch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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